사장이 직접운영..각종정보 공개 .. 눈길끄는 연합철강 '홈페이지 경영'

연합철강 임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인터넷에 접속한다.

사장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모두 사이버 주식투자에 빠진 것일까.

물론 아니다.

회사 홈페이지(www.unionsteel.co.kr)를 열어보기 위해서다.누가 신입사원으로 채용됐고, 누가 퇴직했는지서부터 매월 결산내용, 직원들의 애로사항, 고급 경영정보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전반적인 현황이 홈페이지에 담겨 있어 하루라도 걸렀다가는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홈페이지 내용이 날마다 업데이트돼 더욱 그렇다.

연합철강의 "인터넷 홈페이지 경영"이 화제다."굴뚝" 중에서도 "굴뚝"이라할 수 있는 철강업체지만 전자 통신업체 이상 가는 디지털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철우(62) 사장의 풍부한 디지털관련 지식과 오픈 마인드가 출발점이다.

이 사장은 우선 홈페이지를 직접 편집하고 운영하는 주인공이다.심지어 직접 게재할 사진을 찍거나 워드작업을 할 때도 있다.

경영판단은 신속하다.

경영층의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대로 그 결정사항을 바로 홈페이지에 띄운다.

극비내용을 빼고는 왠만한 경영사항은 다 올려 모든 직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주에 "호주의 신생 철강회사인 프로테크 스틸에 냉연강판관련 기술수출을 추진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해 버린게 좋은 예다.

언론에도 발표하지 않은 고급 경영정보다.

아니 언론에 별도로 보도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야 맞다.

투자자든 기자든 홈페이지에 접속해 정보를 얻어가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공식 행정조치를 통해 인사발령을 내기전 누가 어느 자리로 이동하는지 홈페이지에 먼저 공개한다.

이 사장 자신이 획득한 국내외 기업동향과 중요 정보 역시 공개대상이다.

여기에다 인터넷상의 관리회계시스템을 도입해 매월 판매실적, 이익등 회사의 경영수지도 게재한다.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선 단합대회격으로 인터넷 게임대회를 열기도 한다.

회사 홈페이지내에는 다시 부서별 홈페이지를 개설해 놓고 직원들의 건의, 아이디어, 애로사항 등을 듣는다.

이 사장의 인터넷 홈페이지 경영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99년말부터다.

이에 앞서 98년에는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 대부분의 결제서류를 없애버렸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인데다 군복무 시절 접해본 컴퓨터가 인터넷 경영의 토대가 됐단다.

이런 인터넷 경영과 이 사장에 대한 임직원들의 신뢰는 그가 95년 사장에 취임한 이후 노사분규가 사라졌다는 데서 잘 확인된다.

66년 공채 1기로 입사해 회사의 성장과 함께 해온 그의 이력은 신뢰의 원천이다.연합철강의 한 관계자는 "거창하게 말하자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유리알처럼 투명한 경영이 자리잡은 것이고 작게는 사내 정보공유로 최고경영자와 임직원이 끈끈하게 신뢰하는 기업문화가 뿌리내린 것"이라고 말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