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코스 '닮은꼴'..그러나 최대 라이벌] 표문수 <SK텔레콤사장>

"지난 4년간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쉽게 사업을 했습니다. 기지국을 세우고 가입자를 모집하기만 하면 됐죠. 지금은 다릅니다. 휴대폰으로 음성뿐 아니라 동영상 정보까지 주고 받게 되면서 고객들은 많은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니 변하지 않으면 안되죠"

표문수(48) SK텔레콤 사장은 변화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그는 "최근 사장이 결단을 내려야 할 사안이 부쩍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모바일 인터넷 사업에서 유선 인터넷 사업자들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우리 임무"라고 덧붙였다.

표 사장의 이같은 설명은 "기획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과장이 아님을 실감케 한다.표 사장은 무엇보다 기획력에서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지난 86년 미국에서 교수를 그만두고 귀국, 선경그룹에 입사한 뒤 10년이상 기획 부서에서 일했다.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할 때도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줄곧 회사의 "브레인" 역할을 했다.그의 기획력은 "TTL 돌풍"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99년 SK텔레콤이 10대 브랜드 "TTL"을 내놓기 전에는 011은 "아저씨 휴대폰"으로 통했다.

당시 기획실장이었던 표 사장은 젊은 이미지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절감했다.이에 따라 상상을 초월하는 신비스러운 이미지의 "TTL" 브랜드를 내놓았고 10대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표 사장은 사장으로 취임한 뒤 회사 비전을 새로 다듬고 있다.

곧 발표될 "비전 2010"은 기존의 이동전화 인터넷 PC통신 외에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 세계적인 정보통신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표 사장은 "단순히 모바일 소사이어티의 선도기업이 되는데 만족하지 않고 관련산업을 육성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 사장은 한국통신 이상철 사장과 마찬가지로 "엘리트 경영인"으로 불린다.

그는 이 사장의 경기고 5년 후배이고 미국에서 경제학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공학박사인 선배가 한국 최대의 유선통신업체를 이끌고 있는 지금 표 사장은 이동통신 1위업체를 이끌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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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53년 8월30일 수원서 출생
가족관계 :부인과 1남2녀
종교 :천주교
취미 :음악(클래식)감상
학력 :1978년 서울대 농대 3년 수료, 1979년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터프츠-보스턴대 경제학석사, 1986년 동 대학원 경제학박사
경력 :1986~89년 매스-보스턴대 조교수, 89~94년 선경그룹 경영기획실 과장 부장, 94~96년 대한텔레콤 및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 전신) 기획조정실장, 97~2000년 SK텔레콤 기획조정실장 무선사업부문장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