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영] 시계제조 '로만손' .. '손목위의 예술' 창조

"디자인만을 위한 디자인은 거부한다"

시계제조업체인 로만손(대표 김기문)은 단지 예쁜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제품화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

로만손에는 7명으로 이뤄진 디자인팀과 6명의 개발지원팀으로 이뤄진 "개발본부"가 있다.

개발지원팀은 디자인제품의 대량생산을 돕는다.로만손이 추구하는 것은 ''문화적 가치가 있고 스토리를 가진 디자인''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처럼 한 모델이 수십년간 인기를 누려 그 모델의 역사가 곧 업체의 역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디자이너를 철저히 교육시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세계 일류 수준의 디자인 전수를 위해 스위스 시계업체인 뷰사의 울프강 존슨 수석 디자이너를 영입,컨설팅을 받고 있다.

또 해외 바이어들과의 면담에 디자이너들과 동행해 현지 시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로만손의 디자이너들은 시장 조사에서부터 디자인 개발,제품 반응에 대한 판매보고서 작성까지 자신이 내놓은 품목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진다.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성취감을 부여하기 위한 것.

해마다 한번씩 신제품 반응평가를 통해 히트 상품을 내놓은 디자이너에게 포상금 등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시계조합이 연 시계디자인 공모전 입상자를 디자이너로 특채하고 동서울대 시계공학과와 산학협동을 실시,새로운 아이디어를 수혈받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디자인의 현지화''도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디자이너들이 수출 대상국에 상주하면서 그 나라의 문화를 읽은 뒤 적합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동 여성들에게는 금 장식이 두드러진 팔찌형 시계를,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유럽인들에겐 단순하고 세련된 문양의 시계를 내놓아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정성을 쏟아부은 결과 로만손은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7년 연속 굿디자인(GD) 상을 받았다.

지난해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는 월드베스트어워즈 개발력 부문상을 받았다. (02)2190-7022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