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스코 '유통업계 돌풍 예고'] 2년간 매출 급상승

영국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작법인 삼성테스코가 유통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9년 5월1일 테스코측 지분 81%, 삼성물산 19%로 합작법인을 세운지 만 2년여만에 이 회사는 할인점 업계 3위 자리를 넘볼 정도로 급성장했다.사업을 시작한 첫해 매출액 4천6백62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올해 모두 13개 점포에서 1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6천1백10억원.

테리 리히 테스코 회장도 최근 방한해 한국 유통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오는 2005년까지 한국에 총 4조2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그는 또 이때까지 모두 55개 점포를 운영, 10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생 유통업체인 삼성테스코가 단기간에 상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여러가지다.

우선 "리딩히터" 전략이 주효했다.첫 점포로 문을 연 대구점은 하루 평균 매출이 7억원을 넘어 유통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도이치방크 보고서는 "대구점의 매장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운영중인 7개 점포는 하나도 빠짐없이 점포당 매출이 국내 1백60여개 할인점중 15위권에 드는 알짜배기 점포들이다.점포수가 적더라도 지역 1등 점포로 키워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지화에 성공한 것도 급성장의 요인으로 꼽힌다.

테스코의 해외진출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사정에 밝은 토착 기업과의 합작을 선호한다.

독자 진출을 원칙으로 하는 까르푸나 월마트와 뚜렷이 구별되는게 바로 이 점이다.

테스코는 인사 재무 등 대부분의 권한을 한국측에 맡기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과 영국의 장점을 조화한 독특한 기업문화가 형성돼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은 신바레이션 문화를 그 사례로 들면서 "신바레이션(Shinbaration)이란 한국의 신바람(Shinbaram)과 서구의 합리성(Rational)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기업문화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삼성테스코는 또 협력업체에는 상생(相生)의 원칙으로, 고객에겐 가치(Value)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테스코란 이름은 원래 협력업자 스톡웰(T.E.Stockwell)과 창업자 코헨(Cohen)의 이름을 합성한데서 출발했다.

윈-윈의 기업이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가치점이란 개념도 단지 싸게 상품을 파는 점포가 아니다.

좋은 상품을 최상의 서비스 환경에서 가장 싸게 산다는 느낌을 고객에게 주는 점포가 바로 가치점이다.급성장의 비결은 바로 이같은 철학에 있었던 것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