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韓 외국 경제단체장에 듣는다] 야노 마사히데 <서울재팬클럽 이사장>

"한일 관계에서 승패란 있을 수 없다. 서로 협력하는 윈윈게임을 해야 한다"

야노 마사히데 서울재팬클럽 이사장(한국미쓰비시상사 사장)은 27일 "중국의 산업이 노동집약에서 기술집약 중심으로 생각보다 빨리 전환되고 있어 한국과 일본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과 일본은 산업구조가 비슷하고 거리가 가까운 만큼 서로 협력해야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외국인의 대한 직접투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데 이유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세계 해외투자 총액이 줄어든데다 그나마 중국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어서다.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한국도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있는 산업을 선별해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특히 외국인의 대한직접투자는 그동안 늘었지만 그중 일본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떨어져 98년에는 5.7%에 불과했다"

-한국의 투자유치 노력을 평가한다면.

"일본에 있을 때 한국의 각 도들이 개별적으로 투자유치 홍보를 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국가이미지 차원에서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해외투자를 결정할 때 서울에 할까 대구에 할까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 두나라를 두고 비교한다"

-최근 산업자원부와의 간담회에서 노조문제가 투자유치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는데. "노동문제가 한국이미지에 마이너스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한국 노조의 폐업과 시위가 보도되자 한국 알레르기 현상이 생겼을 정도다.

그러나 노조문제는 노동자 혼자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과격한) 노조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언론, 해외로 회사자산을 빼돌리는 등 부패행각을 벌여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부 경영자, 퇴직자를 위한 생활보장과 재취업통로 등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 놓지 않은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

-양국의 윈윈게임을 위해 구체적인 협력방안은.

"포항제철과 신일본제철이 지분참여를 통해 제휴한 것이나 SK텔레콤과 NTT도코모가 유사한 제휴를 추진하는 것 등 양국간 전략적 협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공동투자의 형태로 중국에 함께 진출하는 것도 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때때로 불거지는 반일감정 때문에 일본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어려움이라고 할 것까지 못된다.

70년대에 5년간 한국에 산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개선됐다.

특히 최근 1년간 2백40만명의 일본인이 한국을 찾았고 1백30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다녀가는등 양국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그런지 여전히 무의식중에 서로가 외국이라는 사실을 잊고 "왜 나를 이해하지 못하지"라고 억지를 부릴 때도 있는 것 같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필수적인데 반일감정이 경제협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내년 월드컵을 계기로 화해하고 젊은 사람들이 경제주체가 되는 미래에는 이런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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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생
71년 고베대학 법학부 졸업
71년 미쓰비시상사 입사
73년 부산연락사무소(~78년)
2000년 한국미쓰비시주식회사 대표이사사장
2001년 2월 서울재팬클럽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