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기 위해선 반드시 실패해봐야 한다"..스티브 첸 부부

[ ''아시아1위...'' 출판회 연 트렌드마이크로 스티브 첸 부부 ]

세계적인 컴퓨터 바이러스백신 전문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의 스티브첸 회장과 부인 제니첸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인 ''아시아 1위 소프트기업의 비밀''출판기념회를 가졌다.''아시아 1위…''는 트렌드마이크로의 공동 설립자인 제니첸이 쓴 책.

대만 출신인 스티브첸 회장이 첨단기술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어떻게 기반을 닦고 큰 성공을 거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조목조목 담고 있다.

특히 처음 회사를 세웠을 때 겪었던 어려움과 스티브첸 회장의 인간적인 모습이 한 편의 소설처럼 담겨 있다.1999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한 멜리사바이러스를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을 묘사한 부분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을 직접 보고 있는 것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스티브첸과 제니첸은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큰 회사로 성장할 때까지 쌓은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성공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실패한 경험도 솔직하게 쓰고 있다."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 스티브첸과 제니첸의 생각이다.

지난 88년 이들 부부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단 5천달러를 갖고 세운 트렌드마이크로는 13년 만에 시가총액 10조원대의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전세계 18개 나라에 지사가 있으며 직원 수만 1천1백여명에 달한다.트렌드마이크로는 미국 나스닥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스티브첸 회장은 트렌드마이크로의 성공비결을 "혁신에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성공비결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바이러스백신 분야에서 세계 표준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티브첸 회장은 한국기업이 글로벌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처음엔 실패의 시련을 맛볼 수 있겠지만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가면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아시아에는 인재가 많다"며 "해외에 진출해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브첸 회장은 최근 한국 컴퓨터바이러스백신업체들이 종합보안솔루션 회사를 세우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컴퓨터 보안분야의 인수·합병은 위험이 많다"며 "인수·합병해 실패한 경우가 80%에 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보안분야에서는 "실패 확률이 1백%"라며 최근 안철수연구소가 추진하고 있는 인수·합병에 대한 위험을 지적했다.

스티브첸 회장은 어수룩해 보이는 외모 뒤에 대담함과 치밀함을 갖고 있다.

그는 거침없는 추진력과 치밀한 분석으로 트렌드마이크로를 세계 정상에 올려 놓았다.주변에선 트렌드마이크로를 가장 큰 성공비결은 무엇보다 스티브첸 회장 자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