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株테크] 증권 : 국내社 시장지키기 비상..외국10社 하반기 상륙

증권.투신업계가 일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

세계 굴지의 외국증권사가 국내 진출을 서두르면서 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외국증권사와의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좋든 싫든 대형화와 전문화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감독당국도 투자은행업무를 할 수 있는 대형증권사의 탄생을 염두에 두고 증권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에따라 빠르면 올 하반기중 증권업계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증권사 국내 진출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는 외국 증권.투신사는 10개가 넘는다.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증권은 이미 국내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를 마치고 하반기중 국내에 증권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크레디리요네 골드만삭스 등도 국내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승격시킬 예정이다.

BNP파리바 역시 증권사 설립을 위해 애널리스트 등을 확보하고 있다.

도이치증권은 이미 국내에 증권사를 설립, 시장공략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선진금융기법으로 무장한 이들은 랩어카운트 등으로 고액투자자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M&A(기업인수합병)나 구조조정 등 기업금융 관련업무는 더욱 급속하게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운용 역시 6개 외국회사들이 국내에 운용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진출 채비를 마무리하고 있는 피델리티 자딘플레밍 도이치뱅크 이외에 미국의 투자회사인 인베스코와 영국의 푸르덴셜, 네덜란드의 포티스 등이 국내 시장 진출에 가세할 눈치다.

이들은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활용, 우선 외국수익증권을 국내에 판매한 뒤 국내 자산운용시장에도 직접 뛰어 들어 국내시장을 잠식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브레드 구딘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은 최근 "내년초 투신운용사를 설립해 5~10년안에 5위권내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증권사 대응전략 =외국증권사의 진출에 맞서 국내 대형증권사는 고객신뢰를 쌓아 외국증권사에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랩어카운트가 비록 투자자문형만 허용돼 있지만 "큰손" 고객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삼성증권이 차인태 금난새씨 등을 내세워 "Fn아너스클럽" 광고를 내는 등 고객끌어안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투자증권은 사모M&A펀드를 판매하면서 M&A펀드의 운용자문까지 맡아 수익기반을 넓히는 등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미 강점을 평가받고 있는 사이버거래와 선물옵션거래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형증권사들도 생존전략을 짜기에 바쁘다.

신흥증권은 채권영업에 강점을 두고 있다.

키움닷컴증권도 채권거래와 옵션거래부문에서 업계 5위이내에 들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3월까지 기업공개 건수가 13건(공모금액 9백81억원)으로 현대 대우 동원에 이어 업계 4위를 마크하고 있다.

올해 IPO 부문에서 업계 3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구조조정 서두르는 정부 =국내증권사의 시장고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권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게 금융감독위원회의 인식이다.

금감위는 올 하반기부터 증권산업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주가가 오르면 이익이 많이 나고 내리면 적자를 면치 못하는 후진적인 국내 증권업계의 수익구조를 확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투자은행 업무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정도의 대형증권사가 탄생해야 하고, 위탁매매 전문증권사도 나름대로 특성을 살려 전문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금감위는 증권연구원으로부터 이달말쯤 증권산업 구조조정 관련 보고서를 제출받아 관련 법규를 정비, 증권사의 업무영역을 넓혀줄 계획이다.

이와함께 퇴출의 문도 넓혀 구조조정이 활성화되도록 할 예정이다.금감위 관계자는 "현재 45개에 달하는 국내증권사의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 감독당국의 기본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