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달러되사기로 막판 급등 1,285.40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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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전날 종가수준에서 위아래로 왕복달리기를 거듭한 끝에 상승마감했다.
장중 뚜렷한 흐름을 잡을 수 있을만한 재료나 수급이 없는 상황에서 달러/엔 환율의 향방이 관건이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70원 오른 1,285.40원에 6월 첫 날 거래를 마쳤다.
전날 보합권 수준을 맴돌던 환율이 장 막판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였던 은행권의 달러되사기가 몰리고 1억달러 가량의 역외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나흘만에 하락의 고리를 끊었다.
달러/엔의 방향을 따랐으나 속도와 폭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달러/엔 상승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장중 한때 전 저점을 깨기도 했으나 비교적 1,280원은 탄탄하게 지지된 편이었다.
최근 엔화 강세에 대해 거래자들은 대체로 일본 경제펀더멘털이 아닌 미국, 유럽의 경기나 통화에 의해 좌우되는 점을 들어 추가 강세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주에도 달러/원의 향방은 달러/엔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장이 얇아 주문에 따라 쉽게 레벨이나 방향을 바꿨다"며 "전 저점을 뚫은 것은 시장을 반영했다기 보다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1,280원은 아직 강하게 지지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는 1,275∼1,295원 범위의 또 다른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이 118엔 초반까지 내려설 여지가 있으나 이 선에서는 저가매수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달러/엔도 1,280원 아래서 같은 상황이다"며 "다음주에도 수급이나 재료가 특별한 것이 없고 장 움직임이 최근과 같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래쪽으로는 저가매수가 있고 올라가면서도 120억달러를 넘는 외화예금과 대기매물로 인해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유로 약세-엔 강세의 흐름을 안고 118엔선을 주무대로 했다.
달러/엔은 뉴욕장에서 119.20엔에 마감한 뒤 도쿄장 초반 비슷한 수준에 있었으나 유로화 약세의 골이 깊어지면서 3개월중 가장 낮은 수준인 118.40엔까지 밀리기도 했다.
또 유로/엔은 100.88엔에 뉴욕장을 마감한 이후 100엔선 중반까지 내려섰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성 장관이 이날 "최근 엔화 움직임은 정상적"이라고 말한데 이어 히라누마 다케오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도 "현재 환율 수준은 일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해 일본 정부가 엔 강세에 대해 쉽게 개입하지 않을 뜻을 내비췄다.
월초를 맞은 결제수요가 이월 네고물량에 비해 다소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제수요는 일부 선취매수를 비롯해 1,270원대 후반과 1,280원대 초반에 걸쳐 있었고 네고는 개장 전반에 1,283∼1,284원대에 공급된데다 1,285원대에 두텁게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세력은 초반 달러사자에 나서기도 했으나 대체로 혼조세를 보였으며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 뉴욕장에서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저가매수로 1,285/1,287원의 오름세를 탔던 것과 달리 전날보다 0.70원 낮은 1,282원에 출발했다.
거래 직후 1,281원으로 내려선 환율은 저가매수세와 은행권의 달러되사기로 1,284.20원까지 되올랐으나 달러/엔이 119엔 아래로 내려선 흐름에 휩쓸려 1,279.50원까지 밀린 끝에 1,279.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보다 0.30원 오른 1,280원에 오후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하락압력으로 인해 1,277.50원까지 저점을 내린 뒤 되올라 1,280원을 축으로 좌우왕복했다.
이후 달러/엔이 119엔 회복 시도를 따라 전날 마감가에서 강보합과 약보합을 오가는 움직임을 거듭했으나 막판 달러되사기와 역외매수 등으로 거칠 것없이 오름세를 탔다.
장중 고점은 마감가인 1,285.40원, 저점은 1,277.5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7.90원이었다.
최근 순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98억원, 5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다음주 초 달러역송금 수요로 공급요인이 될 전망.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3억7,9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5,6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8억5,280만달러, 3억3,000만달러가 거래됐다. 2일 기준환율은 1,282.20원으로 고시된다.
한편 5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5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4월말보다 1억5,500만달러가 는 936억3,4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5월 통관기준 무역수지 흑자가 올들어 월중치로 가장 큰 20억7,700만달러를 기록했다.
5월 수출은 석달 내리 감소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6.9% 준 136억3,200만달러, 수입은 13% 감소한 115억5,500만달러였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