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com] 진주만 일본판은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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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는 않다?"
월트디즈니의 야심작인 영화 "진주만"이 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오는 7월14일에 개봉될 이 영화는 제작비가 단일 스튜디오 사상 최고인 1억4천5백만달러나 되는 블록버스터.
그런데 하와이 진주만에 일본군이 기습 공격을 가하는 역사적 배경을 담은 이 영화를 일본인들에게 선보이기에 앞서 월트디즈니는 상당히 눈치를 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은 미국 영화사들에 있어 매우 크고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앞서 진주만 제작팀이 내놓은 또다른 영화 "아마겟돈"만 해도 전체 해외 관객중 일본이 무려 40%를 차지했을 정도.
따라서 웬만하면 일본군을 잔인한 침략자로 규정해 관객들의 심기를 언짢케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디즈니는 나름대로 "꼼수"를 부렸다.
우선 애틋한 "로맨스"를 부각시키는 홍보 전략을 쓰고 있다.
홍보용 팜플렛을 보면 진주만 공습날인 1941년 12월7일에 대해서도 "이날 하늘과 바다가 온통 핏빛으로 물들면서 젊은이들에게는 오직 사랑만이 유일한 낙원이 되어..."라는 식의 문구가 들어가 있다.
일본용 버전에서는 시나리오상 "언어"에도 약간의 수정이 가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일본인 XX들"이라는 욕을 섞은 표현 대신에 그냥 "일본인 녀석들" 정도로 강도를 낮춘 것.
일본인을 꾸미는 "더러운"이라는 형용사는 아예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