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資 SOC 수익추정 '엉망' .. 현황과 실태 분석

민자유치를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 오히려 국가 재정(財政)을 축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확한 수익성 조사가 선행되지 않아 사업이 완료된 뒤 추가적인 국민부담이 발생하거나 정부와 사업자간 국고 지원액 규모를 놓고 협상이 지연돼 사업 자체가 무기한 표류하는 사태도 빈발하고 있다. 경인운하 건설사업이나 서울∼하남 및 부산∼김해 경전철 사업도 당초 계획이 변경됐거나 사업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SOC 민자유치사업 현황 =첫 민자사업이었던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총 투자규모가 1조7천6백4억원. 이 가운데 삼성물산 등 11개 민간사업자가 1조4천7백66억원을, 정부는 2천8백38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인천국제공항 개통 후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로 고속도로 운영사인 (주)신공항하이웨이에 매년 수백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해지자 정부는 연말까지 2백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 (주)신공항하이웨이의 올해 적자 보조금 7백억원(추정액)을 합하면 국가의 재정지원은 9백억∼1천억원에 달한다. 서울∼하남 경전철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이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대폭적인 국고지원을 요구, 난항을 겪고 있다. 경전철이 지나는 노선의 98%가 그린벨트 지역이어서 이를 해제하지 않으면 수익이 발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정부가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김해간 경전철사업도 금호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있지만 국고지원을 놓고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경인운하건설사업은 환경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주간사인 현대건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사업 성사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시행사가 소요자금 1조4천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 면밀한 수익성 계산 =정부는 현재 수익예상치의 90%까지 보장해 주고 있다. 대신 수익이 전망치의 1백10%를 초과하면 환수토록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문제는 정확한 수익성 조사가 생략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와 추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적자 보존액 규모도 미리 결정해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국토연구원 윤하중 연구위원은 "지금의 SOC 민자사업은 정부가 이미 5∼7년전 국고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전제하에서 경제적 타당성 조사를 한 사업들"이라며 "민자사업으로 사업 성격이 바뀐 만큼 면밀한 수익성 검토가 다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