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같은 매장' 이색경영 .. '크리스피 크림'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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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광고를 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을까.
그것도 광고천국인 미국에서….
'크리스피 크림(Krispy Kreme)'이란 도넛체인이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성공한 모델케이스로 요즘 각광받고 있다.
특히 주식값이 폭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4월 증시에 상장한뒤 지금까지 주가가 7배 이상 뛰는등 월스트리트의 '스타주식'으로 인기를 한몸에 모으고 있다.
64년전인 1937년 남부 뉴올리언스의 한 프랑스식당에서 도넛 만드는 법을 배운 버논 루돌프란 사람이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샐럼에 처음 문을 연 이 도넛 가게는 점포수 확대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며 내실위주로 성장했다.
현재 직영점과 프랜차이즈점이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29개주, 1백82개에 불과하다.
점포수가 수천개에 달하는 다른 체인점들과 비교조차 어려울 정도.
그러나 영업신장률은 눈부시다.
지난해 매출이 3억1백만달러로 전년대비 35.5% 늘었고 수익(1천4백70만달러)은 무려 1백47% 신장했다.
올해도 1.4분기까지의 이익증가율이 89%에 달하는 등 실속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
크리스피 크림은 TV 신문 잡지 등에 광고를 전혀 하지 않는다.
스탠리 파커 마케팅담당 수석부사장은 "회사예산에 광고예산이 한푼도 없다"고 말한다.
신규 점포를 낼 때마다 광고비 대신 도넛을 무료로 나눠줘 엄청난 인파가 모인다.
지난 5월17일 주식이 거래되는 장소를 나스닥에서 뉴욕증권거래소로 바꿨을 때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월스트리트에 무려 4만개의 도넛을 공짜로 뿌리기도 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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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성공 4대전략 ]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크리스피 크림의 "광고없는 브랜드확립 전략 4가지"는 다음과 같다.
극장같은 매장 =점포안을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도록 설계한다.
도넛 만드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매장 밖에 걸려 있는 "핫 도넛 나우(Hot Donuts Now)"란 네온사인은 도넛을 만들고 있다는 신호다.
이 사인판엔 오전과 오후 6시에서 10시까지 불이 들어와 있고 그때 손님들이 가장 많다.
풀뿌리 도넛 =이웃에 대한 봉사에 최선을 다한다.
각 매장에서 인근 청소년 스포츠팀들을 후원한다.
물론 무료 도넛을 보내는게 주요 후원내용.
청소년들은 이 무료 도넛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준다.
걸스카우트 쿠키로 활용 =걸스카우트 등 비영리단체나 학교 등에서 수익사업을 위해 비싼 값으로 이 도넛을 파는 것을 허용한다.
이들이 도넛을 팔아 남은 돈으로 유니폼을 사거나 수학여행 등을 다녀오면 도넛회사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구전효과 =이 회사 도넛을 맛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는 것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회사측이 의도할 수는 없다.
수십년동안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독특한 맛을 개발하는데 주력해 왔을 뿐이다.
때문에 근거지인 남부지방 사람들이 북동부로 이사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구전 마케팅요원 노릇을 톡톡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