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전전긍긍' 0.60원 내린 1,286.10원 마감

환율이 전날대비 상승과 하락을 수시로 오가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이 120엔을 중심으로 진폭이 좁았고 수급도 거의 적정수준을 유지, 박스권내 움직임으로 일관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화요일보다 0.60원 내린 1,286.1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처음 내림세를 보였으나 내림폭이 미미해 방향성은 여전히 없는 상태. 개장초 1,290원을 거뜬히 넘는 상승세를 보인 환율은 물량부담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달러/엔을 따라 다시 방향을 트는 등 일시적인 분위기를 타고 좁은 범위에서 출렁거렸다. 거래자들은 1,280원대에 철저히 환율을 묶어두고 거래를 임하고자 하는 모습을 띠었다. 장중 모 외국계은행의 공급물량이 LG-필립스의 외자유치분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NDF정산관련 매도물량 등과 섞여 실수가 포장됐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분할매각에 나서고 있다는 의견이 혼재하고 있다. 여하튼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점차 강해지고 있으며 실제 가시화되면 하락의 골이 깊어질 수 있음을 예측케 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장에 물량부담이 여전히 있고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엔화를 따르되 일시적인 분위기에 따라 왔다갔다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사자(롱)플레이에 재미를 못 보고 있어 하락분위기가 만연해있으나 달러/엔 상승가능성으로 쉽게 거래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며 "내일도 1,280원대에서 주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오전중 환율을 반락케 했던 외국계은행 물량은 1억달러 가량 돼 실제 유입물량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며 "내일은 1,283∼1,288원의 레인지를 맴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속 이런 식으로 박스권에서 머물다 아래쪽이 대세인 시점에서 1,280원 밑으로 뚫리게 되면 용수철처럼 탄력성이 붙어 급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팽팽한 시장 재료 = 장중 달러/엔을 따르는 움직임은 확연하면서 포지션 정리나 짧은 수급상황에 의해 환율의 이동이 결정나는 상황이 이달 들어 지속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을 놓고 들락날락거렸으나 보폭은 크지 않았다. 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20.15엔으로 마친 뒤 도쿄 오전장에서 일본 경제 지표의 악화와 닛케이지수의 약보합에도 큰 동요없이 120.00∼120.20엔선에서 안정적으로 흘렀다. 일본 재무성은 오전중 기업경기실사지수(BSI)지수가 1/4분기 1.2에서 2/4분기 -12.1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오후 들어 119.80엔까지 떨어졌던 달러/엔은 다시 120엔을 회복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거래자들간 엔화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여전히 방향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 업체들은 오전장 1,290원을 넘어선 수준에서 이월 네고물량을 출회하는 분위기였으나 1,280원대에서는 또 움직임을 멈췄다. 전반적으로 결제수요는 이에 따르지 못했다. 지난 이틀간 1,285원 아래서 매수에 나섰던 역외세력은 오전부터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을 내놓아 환율하락시에 일조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달러/엔이 120엔을 상회하고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1,295원까지 상승한 것을 반영, 지난 화요일보다 0.30원 오른 1,287원에 출발했다. 달러/엔과 NDF 환율의 상승폭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개장가. 개장 직후 1,292.50원까지 상승폭을 넓힌 환율은 1,291∼1,292원선에서 한동안 거래되다가 달러/엔이 하락하고 물량부담으로 내림세를 가속화했다. 이에 환율은 장 막판 전날대비 하락세로 바뀌며 지난 화요일보다 0.20원이 낮은 1,286.5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보다 0.50원 내린 1,286원에 오후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오전장중 모 외국계은행이 공급한 물량에 부담을 느낀데다 달러/엔이 119.80엔까지 내려선 틈을 타 1,284.40원까지 저점을 내렸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 추가하락이 저지되고 달러되사기와 결제수요 등으로 조금씩 반등, 1,288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보합권 수준에서 위아래를 번갈아 오간 뒤 하락쪽으로 기울었다. 장중 고점은 1,292.50원, 저점은 1,284.4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8.10원 이었다. 지난 화요일 국내 증시에서 1,15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날 방향을 바꿔 거래소에서 808억원의 매수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137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6억1,2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3,08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5억9,920만달러, 1억5,220만달러가 거래됐다. 8일 기준환율은 1,287.80원으로 고시된다 한편 이달 들어 6일까지 무역수지는 5억1,700만달러 적자로 나타나 지난해 동기의 5억8,600만달러에 비해 개선됐다. 이 기간동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 감소?14억4,700만 달러, 수입은 14.8% 줄어든 19억6,400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5월말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이 전달말보다 13억6,000만달러가 는 127억1,000만달러로 집계돼 월말 기준으로 올들어 최고치이며 지난해 8월말 135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수출 네고대금이 환전되지 않고 외화예금에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