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육로관광' 합의] '존폐기로' 금강산사업 새 돌파구 .. 배경

현대아산과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의 "금강산 육로관광 합의"로 폐업위기에 놓였던 금강산 관광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물론 남북 당국의 협의와 승인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번 합의과정에 양측 당국이 깊숙이 개입돼 있었던 만큼 육로관광은 사실상 실현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측은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봄, 늦어도 내년 광복절을 전후해 첫 육로관광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 운영에 허덕이는 금강산 관광사업도 육로관광이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의 도입으로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될 전망이다. ◇ 합의배경 =남북을 잇는 유일한 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어떻게든 유지시키려는 남북 당국의 의지가 이번 합의를 이끌어 낸 결정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남측으로서는 햇볕정책의 상징인 금강산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고 북측 역시 '외화벌이'라는 실리와 대외적 명분을 잃고 싶어하지 않는 점이 서로 일치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관광선을 운영해온 현대상선이 자체 경영난으로 사업 철수를 선언, 양측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도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일조했다. 최근 온건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와 6.15 남북공동성명 발표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정치적 상황도 합의 도출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육로관광 언제쯤 실현되나 =이번 합의로 남북간을 연결하기 위해 개설되는 도로는 휴전협정 후 통행이 중단된 간성과 금강산 온정리간 국도 7호선 13.7㎞ 구간이다.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은 지난 2월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육로관광은 남북 당국간 합의만 이뤄지면 6개월내 실현이 가능하다"며 "빠르면 추석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현대건설 사장으로 도로 건설에 밝은 김 사장이 잡은 공사 기간은 6개월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군사분계선내 구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공기는 1년 6개월에서 2년 가량이 될 것"이라며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아무리 빠르게 진전되더라도 8개월에서 1년은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남북 당국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최소 8개월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이달중 당국간 합의가 이뤄질 경우 빠르면 내년 3월께 육로관광이 실현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도로건설 전문가들은 가장 빠른 시점이 내년 광복절 전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육로관광로 개설은 먼저 남북 당국간 기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기본 합의가 이뤄지면 도로 건설을 위한 실무협의를 거치게 된다. 실무협의에서 구체적인 도로건설 절차가 정해지면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용지보상 발주계약 지뢰제거 등의 작업과정을 거쳐 착공에 들어간다. ◇ 금강산 관광사업 전망 =육로관광이 실현되면 해상관광은 쾌속선 한 척으로 운영되는 소규모로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대신 금강산 관광사업은 육로관광 위주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대측은 육로관광이 실현될 경우 지금보다는 사업이 훨씬 활성화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해상관광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이 이동에 따른 불편인 만큼 간성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걸리는 육로관광이 이뤄질 경우 수요가 크게 늘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현대측은 육로관광이 본격화되면 해상관광객 수의 5배를 넘는 최소 연간 1백만명 이상이 금강산 관광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