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길' 열린 금강산 관광] 첫해 최소 45만명 .. 사업전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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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과 북한 아.태평화위가 합의한 △육로관광 실현 △금강산 특구지정 △사업대가 계산방식 조정 등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는 이번 합의로 비용절감과 수요확대를 통한 수익성을 확보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관광특구 지정이라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담보할 수 있게 돼 금강산 관광사업을 새로운 형태로 전개할 수 있게 됐다.
현대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국내외 투자를 유치, 금강산 관광사업을 현대만의 단독사업이 아닌 남한의 다른 기업들은 물론 외국기업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광특구 지정과 관련,현대는 금강산 지역을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항공로 개설을 포함한 마스터플랜을 빠른 시일내 마련할 계획이다.
◇ 합의내용 평가 =양측은 현대의 숙원사업이었던 육로관광의 조기실시에 합의했다.
현대아산 고위관계자는 "사업 첫해에 45만명 정도의 관광객을 모집하고 관광대가를 현재의 정액제가 아닌 1인당 50달러이하로 지급하면 연간 약 5백억∼6백억원 정도의 수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육로관광은 휴전선을 허무는 것인만큼 남북한 당국의 합의는 물론 미국의 이해도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대가 원하는 것처럼 급진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은 사업지속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특구로 지정되면 일단 국내외 기업들이 다양한 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3년전부터 현대아산은 북측에 관광특구 지정요건으로 '자유로운 경제활동, 투자보장, 제한없는 관광' 등을 주장해 왔기 때문에 이 부분이 특구와 관련된 법률에 담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북지불금 계산방식 조정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수익성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일단 양측은 '현대의 형편에 맞게 융통성 있게 지급한다'는 부분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현재 매달 6백만달러로 정해진 지불금을 관광객수에 따라 지불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는 게 현대의 설명이다.
현대는 현재 북한에 해상관광은 1백달러, 육로 관광은 50달러를 제안해 놓은 상태다.
◇ 전망 및 과제 =이번 합의를 계기로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투자유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측은 국내기업은 물론 외국인 투자까지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투자대상도 단순한 금강산 관광사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관광특구 개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현대측은 육로 및 해상관광 차원을 넘어선 '보다 큰 그림'의 특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와 아.태평화위의 합의사항이 실현되기 까지는 풀어야 할 난제들이 줄지어 버티고 있다.
먼저 지난 2월이후 밀린 사업대가금 미지급분 2천2백만달러를 송금하는게 최우선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북측이 미지급금 입금을 전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부분이 이번 합의사항을 실현시키는 열쇠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현대로서는 미지급금 마련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측은 이번 합의를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신규대출을 받거나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으나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1천억원 내외로 추산되는 도로 개설 비용 마련도 과제다.
정부와 현대는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 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업활성화를 위한 투자유치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는 이미 "대북사업에 발을 담그는 순간 손해를 보게 된다"는 피해의식이 팽배해 있는만큼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합의로 그동안 적자의 대부분을 떠안아야 했던 현대상선은 다음달부터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