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문] 자이오넥스 류동식 대표.임헌욱 이사.방건동 이사

MIT공대의 공부벌레 세 명이 테헤란 벨리에 진출했다. 지난 1999년 7월 문을 연 기업용 솔루션업체 자이오넥스의 류동식(33) 대표와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임헌욱(33) 이사 및 방건동(31)이사는 지금으로부터 8년전쯤 미국에서 MIT공대 박사과정유학 한국인 모임을 통해 만났다. 먼 이국땅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이들은 한잔 술을 기울이며 향수를 달래기도 하고 때론 소프트볼 게임으로 함께 땀을 흘렸다.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며 기숙사에서 날밤을 새기도 했다. 세 명이 처음으로 뭉친 것은 지난 1998년.MIT대에서 열리는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50K 컴피티션"에 참여하면서부터다. "50K컴피티션"은 MIT 출신 기업가들의 후원으로 매년 열리는 대회로 학생들이 낸 아이디어를 심사해 1위로 선정된 팀엔 5만(50X1천)달러의 상금을 준다. 류 대표와 임 이사,방 이사는 "인포메이션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아쉽게 5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쥐는 행운은 놓쳤지만 이 대회에 참여한 것이 자이오넥스를 만든 단초가 됐다. 이들이 생각한 프로젝트는 "c커머스(협업상거래)" 솔루션이었다. c커머스 솔루션이란 기존의 기업내부 전산 시스템이 가진 지역적인 제한을 없애는 것.따라서 제조업의 설계 생산 물류판매를 담당하는 각 부서나 협력기업들이 온라인 상에서 전산 네크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자이오넥스가 2년간의 연구끝에 지난 3월 순수 우리기술로 선보인 c커머스솔루션인 "T큐브" 시리즈는 당시 연구의 결정체다. "T큐브"시리즈는 현재 삼성SDS LGEDS,효성 등에 공급되고 있다. 자이오넥스엔 사장실이 따로 없다. 대신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회의실 한켠에 외부 손님을 맞을 수 있는 책상만 놓여있을 뿐이다. 오너를 위해 봉사하는 조직은 필요없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미국에서 몸에 밴 실용주의 때문이다. 이같이 합리적인 미국의 비즈니스 문화에 익숙한 이들인 만큼 한국 기업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한다. 류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냉정한 평가제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들의 기술이나 상품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받고 단점을 파악해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프트웨어 분야는 유형의 상품이 없기 때문에 이미지를 통해 승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아직 브랜드에 집착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훌륭한 제품을 놓칠 때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임 이사는 "정부에서 창업을 장려한다면서도 창업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는 그대로 두고 있다"며 일례로 창업비용을 들었다. 그는 "MIT의 경우 학생 4명중 1명꼴로 창업을 하는데 이는 평균 창업비용이 2백50달러밖에 안돼 한국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이오넥스의 3인은 앞으로도 한국 벤처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 IT 솔루션의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02)3442-1223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