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인사고과 피드백..박성준 <보스턴컨설팅 서울사무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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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인력개발은 기업들의 영원한 화두이면서 21세기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기도 하다.
IMF 위기가 남긴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의 흐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기업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요체는 모든 시장을 개방하고 각국의 기업을 이들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도 GE 인텔 도요타 P&G 시티은행 등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국내기업의 인력관리에 아쉬움이 한 가지 있다.
대부분의 한국기업은 개인의 고과결과를 당사자에게 직접 공개하거나 고과에 나타난 그 사람의 장·단점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
주기적으로 고과 결과를 놓고 고과자와 피고과자가 마주 앉아 그 결과를 공유하며 개인의 역량 개발을 토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지 않는다.
경영 컨설팅 과정에서 기업의 평가체계를 다루면 항상 듣게 되는 의견이 평가자의 사견이 최대한 배제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숫자를 넣고 그에 따라 개인별 고과가 튀어나오는 장치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실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을 바에야 주관성이 최대한 배제되게 하는 것이 가장 공평한 제도라는 생각의 표출일 것이다.
이렇다 보니 한국기업에서 평가체계를 논의할 때는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평가자료를 통한 인력개발은 간과되기 일쑤다.
사실 국내기업에서 고과의 공개와 피드백제도 도입을 어렵게 만드는 문화적 요소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이 원하는 게 무엇이고 자기는 무엇이 부족하고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를 개인이 알기가 쉽지 않다.
우리보다 철저하게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세계 유수기업의 고과제도가 조직원에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과 인적자원관리라는 면에서 경쟁이 불가피한 국내기업들은 이제 인력개발의 새로운 틀을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