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e기업 집중분석]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자체기술로 세계 노크

서버 및 스토리지 전문업체인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에는 "고약한" 전통이 하나 있다. 새 식구가 처음 출근하는 날 책상 위에 컴퓨터 부품을 잔뜩 올려놓는 것이다. 유니와이드에 입사한 사람은 무조건 자기가 쓸 컴퓨터를 스스로 조립해야 한다는 회사방침에 따른 것이다. 엔지니어는 물론 사무직 영업직,심지어 안내데스크까지 예외가 없다. 서버와 스토리지를 만드는 회사인 만큼 모든 직원이 컴퓨터 구조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게 장갑석(36)사장의 평소 지론이다. ◇지속적인 고성장=유니와이드는 지난 92년 네트워크 전문업체로 출발했다가 3년 뒤인 95년 서버와 스토리지로 주력 분야를 바꿨다. 처음에는 단순히 조립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98년부터 자체 개발한 서버와 스토리지를 출시,외국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몫을 늘려가며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스토리지에 주력하고 있다. 매출은 98년만 해도 68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99년엔 3∼4배 수준인 2백54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4백19억원에 달했다. 금년 목표는 7백73억원. 최근 2년 매출액순이익률은 12∼15%나 됐다. 이같은 고성장에 힘입어 작년 4월 코스닥에 등록했다. ◇튼튼한 재무구조=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부채가 거의 없어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현재 부채비율은 11% 수준에 불과하다. 부품을 구입할 때 끊어준 단기 어음을 제외하고 실제로 돈을 빌린 것은 정부의 정보화촉진자금 6억원이 전부다. 코스닥에 등록할 때 쌓인 자본잉여금 덕분에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금만 3백억원에 달한다. ◇사원을 중시하는 경영=이 회사에는 계약직이 없다. 청소부든 청경이든 모두 정식사원이다. 오래전부터 근무해온 청소부아줌마는 우리사주까지 받았다. 사원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풍을 자랑한다. 회사 건물 곳곳에는 작은 정원을 만들어 놓았다. 현관에서는 토끼도 기른다. 또 다양한 운동기구를 갖춘 헬스클럽을 마련했고 식당은 카페를 연상시킬 만큼 깔끔하게 꾸며놓았다. 장 사장은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다 보면 감성이 메마를 수 있다"면서 "짬짬이 쉬면서 안정을 취하고 여유를 갖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외국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점유율은 5%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니와이드는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을 자처하며 이들과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특히 기술력이 승부를 가른다고 보고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붓고 있다. 이 회사 개발인력은 전체 직원 1백70명의 40%에 달한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