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부시 국방경제학 .. 이재웅 <서강대 국제금융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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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다나카 마키코 일본 외상이 18일 워싱턴에서 회동,양국 국방협력 문제에 대해 협의한다.
이와 관련,미국과 일본의 국방관련 주가 움직임을 분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밝힌 국방정책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대폭적인 핵무기 감축이고,또 하나는 미사일 방어(MD)체제 구축이다.
이것을 미국과 일본 관계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것은 국무부 부장관인 아미티지 보고서다.
이 보고서의 요체는 다음 몇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미·일 안보관계를 미·영 안보관계로 격상시키는 것이고 둘째,일본의 집단자위권을 부정하는 것은 미·일 동맹관계의 제한요소로 인식하는 것이다.
셋째,미국 방위관련 기술을 우선적으로 일본에 제공하는 문제와 넷째,미국과 일본 방위산업의 전략적 제휴 등이 그것이다.
우리의 관심은 이러한 미국과 일본 방위산업의 전략적 제휴로 관련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하는 점이다.
우선 미국측을 보자.블룸버그 추계 S&P 500지수의 주가를 100으로 볼 때 BF굿리치 보잉 제너럴다이내믹스 구루먼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 등 5대 방위산업체 주가 평균은 작년말 60에서 최근 부시 대통령의 MD 등 방위산업 강화 발언으로 115까지 상승했다.
이 주가 추이를 보면 1981년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전략적 방위구상(SDI)'으로 175까지 치솟았다가 이듬해 주춤한 뒤 85년에는 무려 240까지 폭등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정점으로 하여 GDP 대 국방비의 상대적 감소로 하락하기 시작,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한 92년부터는 일반주가와 별 차등없이 등락을 거듭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8년동안 '정부업적 재평가(NPR)'를 비롯해 '전국 정보인프라(NII)'등을 구축했다.
재취임한 후 97년부터는 '정부정보기술서비스위원회를 중심으로 재정적자를 17년만에 흑자로 바꾸는 디지털 혁명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5대 방산업체 주가 평균은 97년 140선을 정점으로 계속 떨어져 지난해 말에는 60 이하까지 내려갔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연방예산 중 국방예산의 증감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레이건 대통령의 SDI계획으로 85년부터 88년까지 국방비가 증가했을 때는 방산업체 주가가 상승했다.
최근엔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2002년도 국방부 예산이 전년대비 4.8% 늘어났고 2005년 이전에 배치할 예정인 MD관련 예산은 앞으로 많이 팽창해 국방관련 산업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일본은 어떤가.
미쓰비시중공업 기와사키 미쓰비시전기 도시바 이시카와지마하리마 NEC 고마쓰 히타치 닛산 일본전자계산기 등 10대 국방관련 산업 주가 평균을 보자.전체적으로 보면 일반주가를 100으로 잡을 때 작년말 70선이었던 것이 110선으로 상승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 10대 국방관련 산업 주가의 이러한 움직임은 과거에도 미국 국방주가와 연동되어 레이건 대통령 때인 82년에 170선까지 치솟았고 그 뒤 87년 최저선이 60선으로 급락했다.
그러다 100 전후를 유지하는가 싶더니 계속 밀려 지난해 70선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최근의 국제질서 재편과정을 보면서 부시 정권의 국방비 증액과 감세정책이 최종 수요를 자극하리라는 예상과 함께 국방 관련 산업 주가의 상승효과를 점칠 수 있다.
근거는 무엇인가.
단적으로 말하자면,최근 한국에 와서 강연한 리처드 로티 스탠퍼드대 석좌교수의 견해에 잘 드러나 있다.
이른바 '구원적 진리'의 쇠퇴와 '칸트의 도덕철학'에서 벗어나 존 듀이의 실용주의 철학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11월 중국의 WTO가입에 맞춰 미국은 군사·경제적으로 EU(유럽연합) 일본과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방위산업 관련 유대도 돈독히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방산업체 주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도 인플레 억제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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