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기기시장 선점포석 .. '삼성SDI.팜 제휴' 의미

삼성SDI와 미국 팜사의 제휴는 포스트PC로 떠오르고 있는 PDA(개인휴대단말기)의 머리(운영시스템) 눈(디스플레이) 심장(2차전지) 등 핵심 분야의 3각 결합으로 해석된다. 두 회사가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술 정보를 공유키로 합의한 것도 모바일 기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세 분야의 핵심 경쟁력이 관건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팜은 세계시장을 70% 이상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 PDA 업체다. 그러나 최근 매출 부진과 후발 업체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PDA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전체 매출의 22%를 마케팅 비용으로 투입하면서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이 6%대에 머물고 있다. 소니 핸드스프링 등의 추격과 시장 침체로 치열한 가격 경쟁을 치르면서 시장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이번 제휴로 팜은 모바일 기기의 '눈'과 '심장'을 안정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반면 삼성SDI는 STN-LCD에서부터 유기EL에 이르기까지 각종 최첨단 디스플레이 장치와 함께 리튬폴리머 전지를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업체중 하나가 됐다. 최근 세계 PDA시장의 운영시스템(OS) 시장 60%를 장악하면서 무선인터넷 솔루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팜으로서는 이번 제휴로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보장해 는 부품 공급처를 확보한 셈이다. SDI로서는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 규모 투자비가 들어가는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 사업의 위험도를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STN-LCD와 2차 전지의 개별 마케팅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팜의 시장 영향력에 힘입어 PDA 에 스마트폰 웹패드 등 다양해지는 휴대용 포스트PC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얻게 됐다. 삼성SDI는 STN-LCD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 22%로 일본 샤프(40%)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SDI는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 일본 업체보다 월등한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올해는 이 분야에서만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DI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확실하고 안정적인 공급 및 판매망을 확보, 윈(Win-Win)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