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그 뷔히너 미완성 희곡 '보이첵'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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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실주의의 기수로 꼽히는 극작가 게오르그 뷔히너(1813~1837)의 미완성 희곡 '보이첵'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는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보이첵'(연출 임도완)을 공연한다.
'보이첵'은 24세로 요절한 뷔히너가 남긴 4편 중 마지막 작품.
계급이나 정치적 틈바구니에서 빚어지는 인간비극과 인간소외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했던 뷔히너의 작품세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주인공은 일개 소총수인 프리드리히 요한 프란츠 보이첵.
사랑하는 여인 마리와 결혼식조차 올릴 수 없을 만큼 가난한 남자인 보이첵은 늘 상관들로부터 모욕과 농락을 당한다.
결국 상관에게 여자까지 빼앗기게 된 그는 여자를 죽이고 스스로도 죽음을 택한다.
작품은 착하고 무력한 남자 보이첵을 살인자로 몰고가는 사회구조에 주목한다.
보이첵은 거대한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 보지만 끝내 패배하고 마는 현대인의 자화상으로도 읽힌다.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는 지난 88년 마임그룹 사다리로 출발해 다양한 형식의 무대언어를 실험해온 단체.
연출을 맡은 임도완 서울예대 교수는 "대사를 절제하고 공간과 움직임을 활용해 상징성을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 비극에 쓰였던 코러스로 극중 인물의 감정상태를 표현하는 것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구슬픈 탱고선율도 비극적인 정서를 고조시킨다.
평일 오후 7시30분,금·토·일요일 오후 4시40분 추가,월요일 쉼.
(02)743-1683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