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식품업체 '공습경보'

식품업계에 외국계 기업 경계령이 발동되고 있다. 해외 다국적 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식품업체들을 인수하고 이미 진출한 업체들은 사업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가 다국적 외국계펀드인 '코리아컨팩셔너리홀딩컴퍼니'와 매각 가계약을 맺음으로써 제과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제과업계는 새주인을 맞은 해태제과가 흐트러진 조직력과 영업력을 복구하면서 시장점유율(23%내외)을 높이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업체들과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업체가 분명치 않아 판단이 곤란하지만 펀드내에 식품관련 기업이 있을 경우 상당한 파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품력과 마케팅력에서 한수앞선 외국계 식품기업이 국내시장 확대에서 최대 난제이던 유통망마저 확보해 시장을 단숨에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두산이 OB맥주의 보유지분 50%중 45%를 네덜란드 투자회사인 홉스사에 넘김으로써 OB맥주는 완전히 외국계(나머지 50%는 인터브루)로 바뀌었다. 이에따라 맥주시장에선 53%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토종 하이트맥주와 외국계 기업이 뜨거운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도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98년 해태음료의 부도를 틈타 음료시장에서 2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2위업체로 도약했다. 코카콜라는 최근 콜라외에 먹는샘물 저과즙주스 미과즙음료 차음료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본 히카리인쇄그룹에 팔린 해태음료도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올들어 노란콜라등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니레버는 과거 제휴했던 매일유업 및 신동방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독자법인인 유니레버코리아를 세워 립톤티를 내놓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농심과 당초 50대 50 비율로 합작을 통해 국내에 진출했던 시리얼전문 기업인 캘로그는 지분을 90%까지 높이는 등 독자적인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껌회사인 미국 위글리는 작년 11월 크라운제과와 손잡고 국내 껌시장에 참여했으며 중장기적으로 직접 진출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비스킷 회사인 나비스코는 매일유업 유통망을 통해 리츠 오레오 등의 쿠키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초콜릿 기업인 미국 허시사도 매일유업과 손잡고 국내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아이스크림 업체인 배스킨라빈스는 샤니와 합작으로 국내에 들어와 시장선도업체로 부상중이며 미국 필립모리스그룹은 동서식품과 합작을 통해 커피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