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대통령 만나는 '중학생 서상휼군'

"살루톤, 미 트레 조야스 렌콘티 빈(Saluton,Mi Tre gxojas renkonti vin)" 14살의 한국인 '에스페란티스토'(에스페란토어 사용자) 서상휼(경성중 2년)군은 스테판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을 만나면 이렇게 인사할 생각이다. 이는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뜻의 에스페란토어. 다음달 21∼28일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개최되는 제86차 에스페란토 세계대회에 참가하는 서군은 7월23일 오전 11시30분 크로아티아 대통령궁에서 이 대회 최고 고문인 메시치 대통령과 면담을 갖는다. 에스페란티스토 학생이 국가 원수를 만나는 것은 1907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스위스의 에드몽 프리바씨가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편지를 띄워 만남을 가진 이후 94년 만이다. 이번 만남은 프리바씨의 일화를 떠올린 서군의 아버지 서진수(45.강남대 교수) 세계 에스페란토 교직자연맹 한국대표가 서군을 위해 이 대회 조직위원회에 메시치 대통령과의 만남을 부탁함으로써 이뤄지게 됐다. 물론 서 교수도 이 자리에 아들과 함께 한다. 서 교수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에스페란토어를 본격적으로 배운 서군의 실력은 일상회화는 물론 통역까지 가능한 수준급이다. 서군은 메시치 대통령을 만나 "세계 청소년들이 민족과 언어에 관계없이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에스페란토어를 학교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가가 꿈인 서군은 메시치 대통령이 크로아티아 역사에 남을 훌륭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짧은 일생을 영원한 조국과 인류에게'라고 쓴 서예작품을 선물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