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인간은 지고 프리랜서가 뜬다..'프리 에이전트...'

앨 고어 전 미국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였던 대니얼 핑크의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석기용 옮김,에코리브르,1만5천원)가 번역 출간됐다. 스포츠 용어에서 빌려온 프리 에이전트(Free Agent)라는 말은 1인 혹은 소수집단이 일하는 노동 형태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고,이러한 독립적인 노동자는 우리 사회에도 확산되고 있다. 20세기 후반기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열쇠가 조직에 속한 노동자였다면 21세기 전반기의 상징적 인간상은 프리 에이전트(독립노동자)라 할 수 있다. 이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조직에 충성하고 그 대가로 안정적 직장생활을 보장받던 고용관행이 무너지면서 PC 한 대로도 손쉽게 자기 사업을 할 수 있고 소득 증가로 여유를 찾게 된 사람들의 독립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나 임시직,초소형사업자 등으로 불리는 프리 에이전트는 거대 조직에 속박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정한 협약에 따라 수많은 의뢰인과 소비자를 위해 일한다. 이들은 현재 미국 노동자의 25%인 3천3백만 명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프리 에이전트의 숫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프리 에이전트 사회의 특징은 자유가 안정성보다 중시되고 조직 뒤에 숨기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며 산업사회에서 분리되었던 노동과 가족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21세기에는 초대형 기업과 초소형 사업자인 프리 에이전트만이 존재하는 양극화 현상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노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프리 에이전트는 65세가 넘어서도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일감을 찾고 처리하는 새로운 노동생활의 단계인 e-은퇴생활을 즐기게 된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프리 에이전트들은 거대 직장 대신 커피점 서점 인터넷 등 제3의 장소에서 만나 의견교환을 하며 자기들끼리 소그룹을 만들어 외로움을 달랜다. 이미 우리 사회에도 상당히 넓게 확산되어 있는 프리 에이전트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1인의 보스에게 종속되어 충성하기보다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자 하는 도도한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IT,BT의 발전으로 직업생활의 미래는 양적인 종속노동에서 질적인 독립노동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 형태의 이같은 변화를 담고 있다. 우리 현실에 비춰 보아 미국의 현재는 우리의 미래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프리 에이전트는 우리의 노동과 삶,미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