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0원 마감, 물량부담으로 상승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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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엔화 약세 영향을 흡수, 1,300원에 턱걸이했다.
그러나 물량 부담이 상승 기운을 억제하면서 달러/엔 환율의 상승 기울기보다 완만한 곡선을 그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원 오른 1,300원에 마감했다. 지난 이틀간 미세한 하락장세에서 탈피,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장중 흐름은 별 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환율의 이동거리는 불과 2원으로 이번 주 들어 이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지난 이틀간 변동폭은 각각 1.80원, 2.10원에 그쳤다.
미국 금리인하 등의 대형'이벤트'를 앞두고 쉽사리 어느 한쪽으로 포지션을 가져가지 않겠다는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 엔화 약세에 따른 상승 기운과 물량 부담에 따른 하락 기운의 시소게임이 펼쳐진 셈.
시장참가자들의 소극적인 거래는 28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요인 가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엔화가 약세였지만 NDF정산 관련 역내 매물과 네고물량 등의 공급이 좀 많아 시장포지션은 조금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와 같은 모양새라면 엔화가 126엔을 가야 1,310원에나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네고와 픽싱물량이 부담을 줬으나 1,300원 아래서는 결제수요가 꽤 강한 하루였다"며 "미 금리인하 결과가 25bp가 되면 영향은 거의 없고 50bp면 달러/엔이 이를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기대만큼 변동성이 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내일 거래범위는 크게는 1,298∼1,304원이며 작게는 1,299∼1,301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벤트'앞두고 호흡 조절 = 미 금리인하, 일본은행(BOJ)의 정책결정이사회, 미·일 정상회담 등 줄줄이 엮인 이벤트는 시장참가자의 관망 심리를 계속 자극하고 있다. 이들 결과이후에도 환율의 뚜렷한 방향성은 제시되지 않고 있으나 일단은 조용한 전야제를 보내고 있는 셈.
달러/엔 환율은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앞둔 관망세가 짙음에도 소폭 오름세를 타 124.30엔선으로 다가섰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약보합세를 보이며 123.74엔에 마감했으며 이날 도쿄장에서는 124엔을 돌파했다. 오전장 중 123.90엔대에 주로 거래되며 124엔 상향 돌파를 노리던 달러/엔은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일본은행(BOJ)의 추가적인 금융완화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업체 네고물량은 월말을 맞아 꾸준히 공급됐으나 강도는 세지 않았다. 반면 정유사 등의 결제수요도 1,299원선 초반에 대기하면서 물량 압박에 의한 하락시도를 강하게 저지했다. 달러/엔의 상승을 보고 정유사가 당장 필요한 결제자금과 함께 선취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역내의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매물 3억달러 가량이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됐으며 역외와 역내 결제수요가 이를 어느 정도 흡수했다. 수급을 좌지우지할 요인은 되지 못했다. 개장초 3억달러 가량의 매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절반 정도가 나왔으며 역외세력은 롤오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엔화 약세를 반영, 전날보다 1.50원 오른 1,300.5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이날 고점인 1,301원까지 올랐다가 역외선물환(NDF)정산 관련 매물로 1,299원까지 되밀렸다. 개장 뒤 불과 35분여만에 하루 이동폭이 정해졌다.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은 저지된 채 1,299∼1,300원 범위에서 지루한 횡보를 거듭한 끝에 1,299.9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오른 1,300원에서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달러/엔 상승을 타고 1,300.50원까지 힘겹게 올랐다가 공급물량에 밀려 1,299.50원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추가 상승이나 하락의 계기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1,300원을 축으로 한 시소게임은 지속됐다.
이틀 내리 주식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325억원, 10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나흘만에 1,000억원이 넘는 주식 순매도를 보였으며 이는 이틀후 역송금 수요로 등장,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장중 고점은 1,301원, 저점은 1,299원으로 하루 등락폭은 불과 2원에 그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3억6,5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7,5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9억6,500만달러, 3억6,500만달러가 거래됐다. 28일 기준환율은 1,299.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