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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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수가 사흘만에 반등했다.
외국인 매수 공세를 받은 선물이 프로그램 매수세를 불러 들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과 투신이 반발 매수세를 앞세워 지원 사격에 나서자 지수는 590선 상향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모처럼 앞으로 나서며 시장에 훈기를 불어넣고 있다. 상승 종목이 500개를 넘어서는 등 매기도 흘러 넘치고 있다.
그러나 이렇다할 상승 모멘텀이 없어 지수 상승은 기술적 반등에 머물고 있는 표정이다. 간밤 뉴욕증시도 금리인하라는 '빅 이벤트' 앞에서 너무나 담담함 모습을 보이며 뚜렷한 지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 금리인하, 그리고 뉴욕 증시 =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27일 당초 시장의 기대보다 낮은 0.25% 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뉴욕증시는 나스닥 상승, 다우 하락이라는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고 그나마 보합권에서 움직이는 소극적 제스처를 취했다. 금리인하라는 빅 이벤트 앞에서 너무나 담담한 모습이었다.
이를 놓고 국내 시장 관계자들은 대체로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에 대한 뉴욕 증시의 변동성이 걱정 만큼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반등 심리를 자극했다는 '반등 재료론'이 그 첫번째다.
김인수 신영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금리 인하 후 급등이나 급락이 없었다는 점이 반등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그램 매수세와 함께 이날 지수 상승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금리인하와 뉴욕증시의 반응이 직접적인 재료로 작용했다기 보다는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히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FRB가 전날 금리인하를 발표하면서 경기 하강에 지속적 관심을 나타냈고 추가 금리인하도 시사했다"며 "이것이 최근 호전된 경기 지표와 맞물리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고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상승 모멘텀은 금리인하 보다는 이를 통한 경기 자극 효과의 가시화에 있다는 한 경제연구소의 지적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 외국인 선물 공세 =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매수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선물이 프로그램 매수세를 불러들이며 지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는 낮 12시 4분 현재 차익 240억원, 비차익 452억원 등 모두 693억원이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단지 700억원 가까운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뿐이다.
이는 그동안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사흘 연속 동일한 매매 패턴을 유지한 적이 없었다는 경험론을 근거로 하고 있다. 결국 이날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는 단기 매매에 불과하며 미래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있기 때문은 결코 아니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이날 외국인 선물 매수 중 상당 부분이 환매수로 지난 26일 5,000 계약 이상 매도한 부분을 되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외국인 선물 매수 중 환매는 3,300계약, 1,199억원인 반면 신규는 1,682계약, 629억원에 그치고 있다. 순매수는 2,429계약, 901억원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보다는 외국인의 현물 시장에서의 매매 패턴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한다. 특히 반도체와 통신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언제 끝날 것인가가 국내 증시의 단기 약세를 끊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