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통신'이면엔 치열한 암투가... .. '황금시장의 지배자'
입력
수정
재계의 핫이슈를 다룬 기업소설은 민감하지만 독자들에겐 상당한 흥미를 유발한다.
비즈니스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픽션이라는 형식을 빌려 낱낱이 들춰내기 때문이다.
최근 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소재로 한 "황금시장의 지배자"(정효신 지음,북앤피플,7천5백원)가 바로 그런 소설이다.
이 소설은 지난해말 일단락된 IMT-2000 사업권을 둘러싸고 정통부 관료와 통신재벌의 최고경영자 등 이른바 "통신 마피아"들이 벌인 헤게모니 쟁탈전을 다루고 있다.
실제 일어난 사건에다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재벌들의 치열한 로비전,여기에 휘말리는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의 추악한 커넥션 등을 허구로 가미했다.
이 소설에서 특히 흥미를 끄는 부분은 통신업계 현장에서 벌어지는 기업간 경쟁구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지난해말 IMT-2000 사업권 경쟁을 벌인 한국통신과 SK텔레콤,LG는 이 소설에서 각각 네트통신,유니콤,이미지콤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당시 각 업체의 IMT-2000사업 담당 주역들도 비슷한 이름과 비슷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통신판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흥미를 유발하는 대목이다.
소설은 IMT-2000 사업자 응찰 마감날,정통부 서기관의 개인서랍에서 2억원짜리 무기명 장기채권이 발견되면서 그 배경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형식으로 진행된다.
작가는 "재벌과 관료 등 지배계층의 모럴 해저드를 경고하고 IMT-2000 사업을 공정하게 추진해 한국이 세계경제의 황금시장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