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e기업 집중분석] '기가링크'..창업 2년만에 年 450억 매출

창업 2년만인 지난해 4백50억원이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기록한 기업,벤처 거품이 꺼져갈때 오히려 벤처 성공신화를 일군 기업. T랜이란 초고속인터넷 장비를 생산하는 기가링크(www.gigalink.co.kr)는 말그대로 "초고속","기가급"으로 성장하고 있는 벤처다. 워낙 급성장하다보니 외형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은 없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그러나 매출액대비 순이익률이 20%고 거래업체도 한국통신 데이콤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주요 기간망 사업자들이란 점을 보면 그런 의심은 금방 사라진다. 기가링크는 알찬 내실과 광속 성장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벤처라고 할 수 있다. ◇독자기술이 아니면 승부하지 않는다=김철환(35) 기가링크 사장은 데이콤,벤처기업 미디어링크 등에서 기술개발에 주력해온 엔지니어 출신. 그만큼 '독자기술'의 중요성을 몸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적어도 국내 시장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면밀히 연구하고 독자기술을 개발해내면 엄청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가링크의 T랜은 TDSL(시분할디지털가입자망)이란 독자기술에 의해 개발된 제품. 김 사장은 아파트나 빌딩,오피스텔 등 밀집형 주거형태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꼭 필요한 초고속인터넷 기술은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그 해답으로 개발한 것이 TDSL이다. 이 기술은 단독주택형 솔루션이라 할 수 있는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망)을 보완할 수 있는 솔루션이어서 시장에서 엄청난 선풍을 일으켰다. 김 사장은 "앞으로 VDSL(Very high speed DSL)도 CPU의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칩으로 대신해 처리속도를 높이는 'VDSL+'란 독자기술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한다. 여기에 음성데이터통합(VoIP),홈네트워킹 게이트웨이 등 새로 내놓는 제품도 기존 기술과는 다른 차별성을 부가한 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벤처경영은 타이밍의 예술=김 사장은 초고속인터넷 등 IT 핵심기술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가링크는 지난해 2월 TDSL2000칩을 개발했다. 정상적으로 하면 한번 더 테스트를 거치고 수정한 뒤 생산발주를 해야 하는데 그랬다가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장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 같았다. 김 사장은 고심 끝에 이런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1억원어치,2만개의 칩을 생산주문했다. 타이밍을 중요시한 이런 과감한 결정은 결국 멋진 '골'로 연결돼 단숨에 성공신화를 일군 것이다. ◇안티(Anti)대기업문화의 선봉장=김 사장은 "대기업에서 이렇게 했는데요"란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한다. 기술인력을 알게 모르게 홀대하는 대기업 풍토,그래서 시장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자기만족적인 기술만 개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더 비판적이다. 김 사장은 그래서 연구소 인력의 급여와 인사는 일반직보다 훨씬 우대해주고 있다. 연구소 핵심인력 중에는 김 사장보다 연봉이 더 많은 사람도 있을 정도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