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초등학교 졸업 사장 .. 정규창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한 자동화기계업체 사장은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이력서를 불태워버린다고 한다. 초등학교출신인 그는 학력은 기업경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력서를 없애버리고 인사기록카드에도 학력란을 없애버린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로베이스에서 사람을 바라보고 일을 맡기자 사내에 창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매출도 급격히 늘어나게 됐다고 한다. 사실 최고경영자(CEO)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학을 나와야 하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아는 서울의 한 기계제조업체 사장도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그런데도 다기능 기계부문에서 첨단 기술을 가졌다. 경영자로서의 자질도 뛰어나다. 보통 대학을 나온 CEO들은 정계 관계 재계 금융계에 아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사람 만나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아는 사람을 만나 부탁하는데 익숙해 있다. 그러나 대학을 나오지 아니한 CEO들은 주변에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하기보다는 스스로 노력한다. 이들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성장했기 때문에 돈의 소중함과 남의 돈이 얼마나 무서운 지를 알고 있다. 과거 고금리 하에서 금융기관 문턱이 높고 대출신청서에 학력을 기재해야 하던 시절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할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없었다. 때문에 자신의 능력 범위내에서 창업하고 회사를 운영한다. 이들은 독자적인 기능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들이 많다. 특정분야의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했으며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동종업계 보다 한 단계 높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건다. 우리가 잘아는 정주영 회장도 초등학교 출신이었으며 일본의 마쓰시다 회장도 초등학교 출신이었다. 미국에서도 갑부 4명중 1명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창의적일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21세기 지식경영 시대엔 학력보다 창의력이 앞서야 이길 수 있다. 대외의존적인 대학출신보다 창의력이 높은 초등학교 출신이 더 앞서갈 수 있는 시대가 온 셈이다. --------------------------------------------------------------- 한경에세이 필진 2일부터 바뀝니다 7~8월 집필은 정규창(월)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 임병동(화) 인젠 사장, 홍승기(수)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 김학원(목) 자민련 국회의원, 진철평(금) 한국무역대리점협회 회장, 고희경(토) 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이 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