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물류 활성화 방안] (좌담회) 물류 아웃소싱하면 비용 20%줄어

제3자 물류도입이 산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열악한 물류환경이 기업경쟁력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제3자 물류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좌담회를 최근 본사 회의실에서 열었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기업들은 물류분야를 과감하게 아웃소싱하고 핵심 역량을 본연의 사업에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갑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양성호 건설교통부 수송물류심의관,서병륜 한국물류협회 회장,유중식 콜롬버스 사장,유제훈 DHL코리아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봉구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장이 사회를 맡았다. 사회=물동량 변동이 심하고 다품종 소량화되는 추세에서 물류비를 줄이려면 전문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국내 기업들은 이를 꺼리고 있다. 김종갑 국장=외부 업체를 활용하는 비중을 보면 미국이나 일본은 70~80%에 이르지만 한국은 23%에 불과하다. 우리기업들은 물류활동에 대한 통제권을 보유하고 기업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창고 관리까지 직접하는 경우가 많다. 물류업체가 영세해 기업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유제훈 부사장=아직 제3자 물류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물류를 아웃소싱하면 고객 불만에 즉시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딴 회사에 맡기면 서비스가 잘 되겠느냐는 생각하는 보수적인 경영자도 많다. 물류표준화가 부족한 것도 걸림돌이다. 사회=아웃소싱을 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양성호 심의관=기업은 생산이나 R&D(연구개발)와 같은 핵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지난 93년 앤더슨컨설팅은 물류를 전문업체에 맡긴 기업의 56%가 물류비를 줄이고 49%가 고객서비스 수준에서 향상됐다는 보고서를 냈다. 서병륜 회장=수송장비나 창고시설 등 자가물류를 유지하는 데 따른 대규모 설비투자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수익성도 높아진다. 물류비는 보통 매출액의 15%정도인데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하면 3%포인트 정도 낮아진다. 사회=제3자물류의 활성화가 시급한 산업은 어디인가. 유중식 사장=현재 물류비 비중이 높은 유통업이 아웃소싱 문화가 앞서 있다. 앞으로는 산업자재나 건축자재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업종으로 확산돼야 한다. 조립과정을 거쳐 수출하는 산업에도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김 국장=제조업체와 수요업체가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는 식품과 의약품,하청기업이 많은 가전,자동차산업에 제3자 물류 활성화가 시급하다. 선진국에선 운송,보관,하역 등을 일괄 아웃소싱할 뿐만 아니라 물류전략수립도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는다. 사회=그러자면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회사가 많아야 될 것 같다. 유 사장=그게 핵심이다. 물류업체는 고객기업의 물류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컨설팅력을 갖춰야 한다. 다양한 고객회사의 시스템을 자사 시스템으로 포괄수용하는 능력도 필수적이다. 유 부사장=IT투자도 많이 해야 한다. 정보통신 기술이 없으면 고객의 생산과 영업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처리할 수 없다. 국내외업체와의 전략적제휴를 통해 범세계적인 네트워크도 구축해야 한다. 사회=물류전문업체의 대형화와 전문화가 절실하다는 얘긴데 실상은 어떤가. 양 심의관=지난 99년 대한상의에서 23개 물류업체를 조사해보니 매출이 평균 3백19억원으로 매우 영세했다. 서비스도 일정구간 화물운송과 단순보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업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유 사장=제3자 물류전문업체들의 매출액은 1천억원 안팎이다. 물량취급액은 훨씬 많지만 3~4%인 수수료만 매출로 잡히기 때문이다. 사회=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서 회장=정부는 물류산업에 관한 규제를 없애는 데 노력해야 한다. 영국 미국 일본에선 규제완화로 경쟁이 심해지자 하주기업과 밀착된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3자 물류발전의 계기가 됐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사업자가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물류비도 줄어 드는 "윈-윈" 현상이 나타나는 게 선진국의 물류현황이다. 양 심의관=물류산업에 대한 직접지원보다는 규제완화를 통해 경쟁여건을 조성하고 물류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관세자유지역지정 등을 통한 간접지원도 아끼지 않겠다. 김 국장=제3자 물류업을 "종합물류서비스"산업으로 분류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 사회=외국에선 항공화물이나 해상운송 대신 국제특송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 국장=원스톱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과정의 단절이 적다는 점에서 특송서비스는 항공화물보다 효율적이다. 유 부사장=고객?"터미널 투 터미널" 서비스보다 "핸드 투 핸드"서비스를 원한다. 따라서 국제간 화물운송에 특송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물류비가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특송서비스를 찾는 사람이 늘 것으로 보인다. 양 심의관=항공화물운송은 점차 국제특송(Express)화 되고 있다. 항공운송업체와 특송업체간 제휴나 합병도 많아지는 추세다. 정리=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