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은행들 '2조달러 부실채권' 경제회복 최대 '걸림돌'

총 2조달러에 달하는 아시아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통신인 블룸버그는 3일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은행들이 안고 있는 막대한 부실채권 때문에 이 지역의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부진도 아시아 경기회복의 장애물이긴 하나 은행권이 안고 있는 거액의 부실채권이 아시아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더 큰 장애물"이라고 진단했다. 대규모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감축함으로써 경기회복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 은행들의 부실채권은 1조1천억달러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이나 된다. 이같은 거액의 부실대출로 일본 은행들의 기업대출은 지난 5년간 매년 전년보다 줄었다. 한국 금융권의 경우 전체 대출액의 약 10분의 1인 4백50억달러가 부실대출이다. 태국 은행들은 총대출의 5분의 1인 1백90억달러의 부실대출을 안고 있다. 태국 은행들은 올들어 지금까지 대출을 전년 동기에 비해 10% 줄였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은행들은 대출액의 3분의 1이,필리핀 은행권은 4분의 1이 부실화된 상태다. 홍콩금융기관 드레스너 클라인워터 바세르스타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타사 고스는 "아시아 은행들의 부실채권 문제가 아직 이 지역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1~2년동안 이 문제가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되면 이 지역 경제성장률을 2%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악화일로의 부실채권 문제는 또 아시아에 대한 외국인 투자 분위기도 해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중국과 일본 제외)에 대한 외국인 투자액은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에 비해 17% 줄어든 5백여억달러에 그쳤다. 노무라증권의 은행산업애널리스트인 케빈 찬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이 지역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