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배낭여행' 설계하세요 .. '원스톱' 해결

직장 4년차인 김누리(29) 대리. 휴가를 앞두고 해결해야 할 일이 많지만 틈만 나면 인터넷을 누빈다. 대학시절부터 벌렸던 동유럽 배낭여행을 이번 여름휴가기간에 떠나기로 작심했기 때문이다. 여행지는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로 이어지는 3국을 택했다. 오는 28일 떠나 8월4일에 돌아오는 7박8일 일정이다. 예상경비는 1백50만원. 여행 준비에 투자한 시간은 고작 반나절. 여행지 선택에서 예약까지 모두 인터넷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했다. 무더위와 일상의 피로를 뒤고 하고 김 대리처럼 혈혈단신 배낭여행을 떠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대학생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배낭여행이 어느새 20~30대 직장인들의 새 풍속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이들 직장인 배낭족들은 여행지 선정에서 예약에 이르는 모든 일정을 인터넷으로 해결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인터넷을 통한 배낭여행은 단체일정에 맞춰 휴가계획을 세워야 하는 패키지여행과 달리 "나만의 자유여행"(FIT: Free Individual Tour)이 가능한데다 비행기 티켓 및 숙박료 할인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젊은층이 선호하고 있다. 24시간 예약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비수기인 경우 현지에서 1백50달러 수준인 호텔 숙박료가 인터넷으로 예약할 경우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것이 여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인터넷여행사들은 가고 싶은 여행지와 일정, 경비 등을 입력하면 적절한 여행상품들을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배낭여행 전문 여행사인 닥터트래블(www.drtravel.net)은 최근 여름휴가철 배낭여행자를 모집했다. 대학생이 대부분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직장인이 반이나 됐다. 물론 직장인들은 "눈물젖은 빵"을 먹어가며 돌아다녀야 하는 힘든 배낭여행은 사양한다. 자금 측면에서 다소 여유가 생긴 만큼 최소한 별 3개급 호텔을 숙소로 택한다. 자유롭고 편안한 여행을 위해 다소간의 경비 부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주로 유럽지역 상품을 취급하는 닥터트래블의 7박8일 상품의 평균가격은 1백만~1백50만원이다. 이 회사의 공경식 사장은 "90년대 초반이나 중반께 해외여행을 경험했던 대학생들이 사회로 나오면서 직장인 배낭여행족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들이 단체여행에 싫증을 느끼는 세대라는 점도 인터넷 배낭여행족이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여행사인 넥스투어(www.nextour.co.kr)는 30개 여행사의 1만5천여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상품별 가격을 비교해 줌은 물론 여행지역, 기간 등을 상세히 검색할 수 있게 해놓았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직장인들에게 적합한 고품격 배낭여행 상품들을 내놓았다. 특히 호텔팩과 배낭팩을 많이 준비했다. 팩 여행은 인솔자가 호텔과 야간열차 예약, 관광지 소개 등의 서비스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여행자가 해결하는 신개념의 배낭여행이다. 넥스투어의 고기동 영업부장은 "인터넷 매체의 장점을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최적의 여행상품을 고를 수 있는 이점 때문에 해마다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