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설립요건 완화 '창업열기' .. 올해안에 10여곳 늘어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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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설립 붐이 일고 있다.
공인회계사법 개정으로 회계법인 설립요건이 크게 완화되면서 법인 신설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등록을 준비중인 회계법인은 9곳.
지난 98년 이후 3년여동안 2개밖에 늘어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창업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3월말 현재 34개인 회계법인 수가 연내에 45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공인회계사 선발인원도 1천명으로 확대돼 회계시장이 크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회계법인 신설 움직임 =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미래 다인 위드 정일 선명 웅지 충정 신성 세정 등 9곳이 명칭심의를 마치고 공인회계사법 시행규칙 개정만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등록신청서 양식이 확정되는 대로 재정경제부에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다.
회계법인 설립요건은 지난 2월말 공인회계사법 개정으로 대폭 완화됐다.
종전까지는 회계법인을 설립하려면 공인회계사 20명 이상이 필요했지만 법개정으로 10명 이상으로 낮춰졌다.
또 사원수는 5인 이상에서 3인 이상으로, 자본금은 10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상으로 각각 기준이 변경됐다.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그동안 감사반 형태로 외부감사 업무를 수행했던 회계사들이 법인을 설립하기 쉬워졌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회계법인 설립 절차 등을 묻는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며 "현재 준비중인 9곳 외에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설되는 법인의 활동계획 =신설 회계법인들은 차별화를 위해 특정 전문분야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래회계법인(수원)은 경기지역의 1호 회계법인이다.
이 지역에서 활동해온 회계사 12명이 참여하고 있다.
문병무 회계사는 "서울 중심의 회계서비스에서 벗어나 지역특성에 맞는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며 "최근 경기지역에서 크게 늘고 있는 벤처기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인회계법인은 삼일 안건 등 대형회계법인 출신 회계사 10명으로 구성됐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웅지회계법인은 중소기업과 코스닥등록을 준비중인 벤처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기로 했다.
특히 중국시장을 무대로 활동중인 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회계사 15명으로 이뤄진 정일회계법인은 컨설팅에 특화할 방침이다.
충정회계컨설팅은 현재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기업에 대한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법인 등록 후엔 국내 기업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삼정회계법인의 자회사인 세정회계법인은 세무 컨설팅 분야에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쟁이 치열해질 중소.벤처기업 부문 =회계법인 수가 늘어나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신설 회계법인이 벤처 세무 컨설팅 등 특정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어 기존 법인은 이 분야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회계법인의 고유영역인 상장 및 코스닥 등록법인이나 상장 예정기업에 대한 감사업무 수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차 전장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서비스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회계법인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소홀히 했던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등의 "틈새시장"에서 신설법인과 기존 중소형 법인간 경쟁이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 회계법인들은 아직 여유를 보이고 있다.
대형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신설법인의 경우 기존 업무 외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대형사의 영역을 잠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