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경쟁력이다] 제2부 : (3) '내가 본 김애량 여성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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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남
지난 75년 시청 부녀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김애량 여성정책관을 처음으로 만났다.
그는 당시 성북구에서 일 잘하는 여성으로 소문나 시청 부녀과로 발탁된 7급 주사보였다.
그는 '외유내강' 형이다.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일에서는 결코 남자 동료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격이다.
언젠가 그는 동작구 대방동에 있던 부랑부녀자 보호시설을 경기도 용인으로 이전하는 일을 맡은 적이 있었다.
그는 당시 만삭의 몸이었다.
그러나 그는 8백여명의 부랑 여성을 일일이 버스에 나눠 태우는 현장업무를 무리없이 해냈다.
그는 또 보호시설의 생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하루종일 겨울바람을 맞으며 지하수 탐사현장을 감독했다.
선후배.동료 공무원들은 이런 점 때문에 그를 '똑' 혹은 '독'이라고 불렀다.
어떤 일을 맡든 '똑소리 나게' 또는 '지독하게' 잘 해낸다는 뜻에서다.
그는 부드러운 성격으로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일을 맡으면 원칙에 어긋나지 않게 일해왔다.
그가 여성 공무원으로서는 드물게 감사.기획.내무행정 분야의 과장직을 두루 거치고 부구청장을 지낸 것도 이런 그의 모습을 주위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