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정복] '허리 잘록해야 오래 산다?'
입력
수정
한국인에게 당뇨병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가장 위험한 요인중의 하나가 바로 복부 비만이다.
우리 몸에서 지방질이 넘쳐날 때 비만으로 이어진다.
성인이 된뒤 살이 찔 경우 그 부위는 대체로 배가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후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면 뱃살이 찌게 된다.
복부비만의 판정 기준은 허리 둘레와 엉덩이 둘레와의 비율이다.
남성은 1.0 이상, 여성은 0.9 이상이면 비만으로 본다.
복부비만은 피하형과 내장형 두 가지 형태로 구별된다.
이중에서 내장형 비만이 더 문제가 된다.
피하형은 복벽 아래에 지방이 쌓이는 것이다.
주로 성장기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난다.
내장형 비만은 복강 안에 내장 사이를 가르는 장간막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다.
성장기때나 젊었을 때 말랐던 사람이 30대 이후에 체중이 늘어나면서 생긴다.
팔과 다리 등은 갸날프면서도 뱃속에 지방이 낀 것이다.
영유아기 시절에 우유를 못 먹고 사춘기 때 고기도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결핍 시기를 거친 중년층이 많다.
팔 다리 등 전체적인 근골격이 빈약한데도 상대적인 영양 과잉과 운동 부족으로 인해 복부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내장형 복부비만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단번에 알수 있다.
그렇다면 복부비만은 어떻게해서 성인병으로 발전될까.
복강내 지방세포는 지방질을 쉽게 축적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뱃살을 나오게 하고 혈액에 지방산을 많이 분비한다.
지방산이 혈액에 분비되면 그 첫 반응으로 근육이나 간장에서 인슐린의 효과가 떨어진다.
인슐린은 신체의 각 세포에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투입하는 구실을 한다.
혈중 지방산이 높아지면 세포는 포도당 대신 지방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포도당 유입이 방해받게 된다.
이를 의학용어로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부른다.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포도당이 소비되지 않으면 혈중의 포도당이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자극을 받으면서 인슬린 분비가 촉진된다.
혈중 인슐린 수치가 높아진 증상을 "고인슐린혈증"이라고 한다.
신장의 염분 배출이 저하되어 체내에 축적되고 혈액량이 증가한다.
또 교감신경 자극으로 심장 박동이 촉진되거나 혈관도 수축된다.
이에 따라 고혈압이 발생된다.
혈중의 포도당 수치가 계속 올라갈 때 췌장의 베타세포가 인슐린 분비기능을 감당하지 못하면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이 발생한다.
또 고인슐린혈증은 혈중의 중성지방농도를 높이고 인체에 유익한 고밀도지단백(HDL)과 결합한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감소시키는 고지혈증을 유발한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게 된다.
동맥경화증이 생기면 심장관상동맥에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
또 뇌동맥에서 뇌졸중(중풍)과 같은 무서운 합병증을 초래할수 있다.
실제로 당뇨병환자에게서 동맥경화가 발생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배 이상 높다.
당뇨병환자의 70% 이상이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대혈관 합병증의 기저에는 인슐린저항성이 있다.
한국에서는 그 근원이 바로 복부비만이다.
최근 국내 40대 이상 성인중 내장형 비만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 폭발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허갑범 연세대 의대 교수는 "이를 대사성증후군, 인슐린저항성증후군, X증후군으로 부른다"며 "식사습관의 교정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성인병 위험요소를 시급하게 제거해야 건강하게 살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