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등, 코스닥 72 돌파…"박스권 형성"

증시가 뉴욕발 호재에 힘입어 옵션 만기일을 거뜬히 넘기며 올랐다. 12일 종합지수는 엿새만에 반등했고 코스닥지수는 72선을 넘어섰다. 다만 장막판 옵션 만기에 따른 매물이 집중 출회, 내내 지키던 종합지수 560선을 앗아갔다. 주가는 뉴욕증시 반등과 장 마감 후 나온 마이크로소프트의 긍정적인 실적 추정, 그리고 야후와 모토롤라의 기대를 웃도는 지난 분기 실적을 반기며 급등 출발했다. 뉴욕 증시가 장 마감 후 기술주를 중심으로 오름세를 이어간 데다 나스닥지수선물이 장중 내내 4% 이상 고공비행을 하면서 투자심리를 북돋웠다. 여기에 일본, 대한, 홍콩 등 아시아 주요지수가 나란히 오름세를 나타냈고 전날 급등했던 달/원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MS효과'를 누릴 발판을 제공했다. 국내에서는 GM의 대우차 매각과 AIG의 현대투신 외자유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소식이 나와 분위기 고조에 일조했다.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이 법정관리와 화의업체 18개 기업을 추가 퇴출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은 일부 종목에 대한 매수주문을 주저케했다. 650개 종목 이상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3억주를 넘어서는 등 투자심리가 호전됐다. 그러나 기업실적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뉴욕증시 변동성 확대 예상과 옵션만기 매물 우려로 매수세 확산은 제한됐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일중저점인 559.95에 거래를 마감, 전날보다 6.30포인트, 1.14%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4.09포인트, 6.01% 급등한 72.16을 가키리며 단숨에 72선으로 뛰어올랐다. 주가지수선물 9월물은 1.50포인트, 2.19% 높은 69.70을 나타냈고 코스닥선물 9월물은 86.85로 4.20포인트, 5.08% 상승했다. 7월물 옵션 만기일인 이날 프로그램 매물은 장 막판 집중 출회됐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1,046억원, 비차익 1,601억원 등 2,647억원이 출회되며 상승폭을 줄였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771억원, 비차익 790억원으로 모두 1,561억원이 유입됐다. 대형주에 매물이 집중되면서 코스피200지수 상승폭이 0.6으로 축소되는 바람에 시장베이시스가 무려 0.82까지 확대됐다. 시장에는 이날 상승으로 어느 정도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우세해졌다. 전날 550선을 지켜냈고 외국인 매도 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 추세전환은 못하더라도 박스권은 지켜낼 것으로 예상했다. 옵션 만기와 관련해서는 뉴욕 호재가 매수세를 이끌어내면서 프로그램 물량을 무난히 소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옵션 관련 매물을 깨끗이 정리한 데다 0.82까지 벌어진 현선물 격차가 복원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예상돼 하방경직성을 굳건히 하리란 전망도 나왔다. 목요일 뉴욕에서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나오고 6월 체인점 매출이 나온다. 장 마감 후에는 AMD, 램버스, 주니퍼네트웍스 등이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야후, 모토롤라에 이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을 경우 더 바랄 나위가 없다. 다만 반도체 가격 등 뚜렷한 경기회복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어 이번 분기와 4/4분기 실적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대치를 낮춘 지난 분기 실적에 대한 과민반응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가 선물지수 강세를 이어 받아 추가상승하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받쳐 준다면 분위기가 호전된 만큼 580선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 팀장은 그러나 "해외 변수에 의해 움직이는 최근 장세 특성상 적극적인 매매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SK증권 오재열 연구원은 "증시가 뉴욕증시와 외국인 매매패턴에 휘둘리며 지지선과 저항선이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며 "펀더멘탈에 기초하지 않고 '떼거리 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장기매수보다는 단기매매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발전설비, 보험, 전선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투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통신 등 기술주 매수시점을 탐색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하루만에 3억주 넘는 주식이 주인을 바꿔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KDS가 전날의 100배가 넘는 7,000만주 이상 거래되며 다소 왜곡이 있었지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3억270만주, 1조4,590만주가 손을 옮겼고 상한가 18개 포함 651종목이 올랐다. 내린종목은 하한가 3개 포함 172개. 업종별로는 보험, 철강금속, 운수장비, 통신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고른 오름폭을 유지한 가운데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증권, 의료정밀 상승폭이 컸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엿새만에 반등하며 지수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낙폭과대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상승을 재료로 전날보다 7,000원, 4.14% 급등한 17만6,000원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도 3.69% 올랐고 아남반도체, 케이씨텍,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관련주가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현대유화 완전감자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현대건설은 변경상장 후 처음으로 오름세를 기록했다. 현대증권도 AIG를 기대하며 10% 이상 급등하고 증권주 강세를 이끌었다. 전기초자는 CEO 경질 충격에서 벗어나며 강세로 돌아선 반면 KDS는 회사채 이자 연체로 인한 유동성 우려를 떨치지 못한 채 1,000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참치 가격인상을 재료로 동원산업, 사조산업, 오양수산, 신라교역 등 관련주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투자주체별로는 개인이 1,00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4억원과 532억원을 순매도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