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리듬 '거꾸로' 조심 .. 야간운동族 갈수록 늘어나는데...

도시인의 야간활동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면서 퇴근후 스포츠센터나 가까운 체육공원을 찾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밤에 운동하는 것이 운동효과를 올리는데 효율적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가면서 심야 스포츠족이 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야간에 활동하는 것은 인간의 생체시계에 입력된 리듬을 거스릴수 있다. 김용권 서울중앙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운동처방실장의 도움말로 야간운동의 득실에 대해 알아본다. ◇야간운동이 좋다는 연구결과=지난달 미국 시카고대 임상연구센터 오퍼 벅스턴 박사는 운동에 대한 신체반응이 두드러지는 시간대가 오후7시∼익일 오전1시라고 발표했다. 그는 30∼40세의 남자 40명을 대상으로 하루중 서로 다른 시간대별로 운동과 신체반응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신진대사에 반응하는 두가지 주요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부신피질호르몬)과 티로트로핀(thyrotropin·갑상선자극호르몬)의 분비량은 오후7시∼오전1시대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르티솔은 잠을 자지 않고 낮에 활동할수 있도록 이끌며 염증과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반응을 유도한다. 티로트로핀은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정신을 차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이같은 조사는 밤에 운동을 하면 각성을 유도하는 호르몬의 분비량이 낮에 비해 많이 나온다는 얘기로 해석해야 한다. 건강에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오히려 수면으로 향하는 인체리듬을 거꾸로 돌려놓는 역효과를 나을 수 있다. ◇밤 운동의 득실=성장호르몬은 20대이전까지 왕성하게 분비되다 이후 서서히 줄어든다. 그러나 약 55세까지는 지속적으로 분비된다. 성장호르몬은 운동후 30분뒤 가장 많이 나오므로 잠자기 1시간전에 아주 가벼운 운동을 하면 건강에 이롭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면 아드레날린 코르티솔과 같은 각성호르몬이 나와 수면을 방해하므로 잠자기 직전의 과격한 운동은 해롭다. 밤에는 뇌내 송과선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돼 잠을 유도한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불을 켜놓고 잠을 자면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멜라토닌의 항암 노화방지 효과가 크게 약화된다고 보도됐다. 야간에는 부교감신경계의 미주신경이 활성화돼 혈압과 체온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야근자들의 경우 심장병 발병 및 안전사고 등의 위험에 노출되며 수명도 단축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운동시간의 선택=새벽운동을 하면 엔트르핀 생성이 촉진돼 아침이 더욱 상쾌해진다. 공복상태에서 운동하게 되므로 주에너지원으로 지방이 연소돼 체중 감량에 매우 효과적이다. 반면 밤에는 혈압이 떨어지고 관절과 근육도 이완된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급격한 혈압상승의 위험없이 운동을 할 수 있다. 관절염 환자는 조조강직(早朝强直)이 풀려 훨씬 가볍게 운동할 수 있다. 또 골프처럼 전신이완과 정신적인 집중력이 요구되는 운동의 경우 야간연습이 더 낫다. 체육학에서는 운동효율이 가장 좋은 시간은 오후 3∼4시께며 다음으로 오전 10∼11시께로 보고 있다. 어쨌든 바쁜 도시 직장인들이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밤운동을 하는 것이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건강에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