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건설사 아파트 민원 속출 .. 지체 보상금 '뒷짐'

"중도금을 늦게 냈다고 연체이자는 요구하면서 아파트 완공이 늦은데 따른 지체보상금은 물어주지 못하겠다니 말이 됩니까" 화의업체인 한국종합건설이 지난 97년에 경기도 김포 풍무동에서 공급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이원경씨는 요즘 통 잠을 이루지 못한다. 지난 98년 10월 한국종합건설이 부도를 낸후 시공회사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달말 입주하게 됐지만 공사를 새로 맡은 시공회사가 1천만원의 연체이자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분양 당시 한국종합건설이 약속한 입주예정일보다 1년6개월이나 늦었지만 지체보상금에 대해선 아파트 공사를 인수한 회사나 대한주택보증 모두 발뺌만 하고 있다. 최근 IMF 경제위기때 부도난 주택건설업체가 분양했던 아파트와 관련해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씨와 같은 피해자를 가장 허탈하게 만드는 대목은 계약해지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아파트 분양관행이다. 이씨는 한국종합건설이 부도를 낸후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계약을 해지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나 허사였다. 아파트 공사를 인수한 건설업체와 대한주택보증에 사정을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한국종합건설로부터 공사를 인수한 건설회사는 단순시공만 맡았기 때문에 지체보상금 지급의무가 없고 대한주택보증은 주택건설업체 부도 이후에는 책임이 있지만 그 이전에 생긴 손실은 입주예정자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이 고작이다. "건설업체들이 공사계약과 약관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놓고 빠져 나가기만 하니 속이 터질 지경입니다. 아파트 선분양제도를 도입했으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할 것 아닙니까" 내집 마련에 나섰다가 주택건설업체의 부도사태로 빚을 지게 된 서민들의 하소연이다. 유대형 기자 yoo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