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그래픽 등 '한눈에' .. 여름 극장가 '디지털 블록버스터'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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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극장가는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초대형 블록버스터가 점령하고 있다.
개봉과 동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림웍스의 3D(3차원) 애니메이션 "슈렉", 게임을 영화로 만든 "파이널판타지"와 "툼 레이더", 그리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쥬라기공원3" 등 모두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과 특수효과의 외피를 걸친 초대형 영화들이다.
관객들은 영화가 주는 재미와 함께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기술의 현주소를 만날 수 있다.
털이 바람에 휘날리는 당나귀와 감정에 따라 변화하는 홍채의 움직임까지 묘사해 내는 정교함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슈렉" 제작진은 "최첨단 디지털기술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사실성이 우리 자신도 놀랄 만큼 당초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주인공인 피오나 공주의 경우 동화적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사실성을 일부러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모델링과 질감입히기(렌더링)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물체의 뼈대를 만드는 과정으로 물체를 3차원 수치정보로 바꿔 입력시킨다.
"슈렉"의 주인공 슈렉과 피오나 공주, "파이널판타지"의 아키, 하인 장군 등은 모두 인체의 골격과 근육구조를 해부학적으로 분석한 다음 이를 하나하나 모델링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입체적인 뼈대가 만들어지면 실제감을 살리기 위한 렌더링 작업이 이뤄진다.
3D 애니메이션이 주는 사실감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살아난다.
슈렉이 진흙탕물에서 목욕하는 장면에서는 물, 진흙, 맥주, 용암 등 다양한 점도의 액체들을 표현할 수 있는 액체 애니메이션시스템(FLU)을 활용했다.
제작진은 스태프의 몸에 실제로 진흙을 끼얹은 후 흘러내리는 과정을 면밀히 관찰한 끝에 정확한 묘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불을 뿜는 익룡을 표현하기 위해 볼류메트릭 렌더링(용적측정연출) 기법을 이용하는 등 최첨단 디지털기술이 총동원됐다.
1억5천만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파이널판타지"는 실제 인간과 같은 피부를 표현하기 위해 3차원 "매핑" 기술을 이용했다.
"매핑"은 컴퓨터를 이용, 디지털 배우의 피부를 사람의 피부와 똑같게 표현하는 기술.
제작진은 이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 물체의 사실성을 높일 수 있는 "셰더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빛을 받은 부분만 맵핑하는 기술로 컴퓨터그래픽의 날카로움과 차가움을 줄였다.
모션캡쳐 =실제 사람이나 동물의 움직임을 디지털화해 사실감을 높이는 기술이다.
"슈렉"의 경우 안면근육 애니메이션시스템을 통해 말과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해 내는 주인공을 만들어냈다.
흉칙한 외모 때문에 인간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슈렉의 내면적 고민이나, 슈렉이 인간들에게 통렬한 반박을 날리는 다양한 표현은 이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람의 얼굴에 수많은 전선을 연결에 얻어낸 데이터를 토대로 캐릭터의 두개골을 컴퓨터로 만든 후 근육들을 얼굴에 붙이고 그위에 다양한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피부를 덧붙였다.
인간 해부학에 근거한 다층작업에 의해 완성된 캐릭터의 표정은 실제 인간과 흡사한 얼굴표정을 만들어낸다.
디지털 배우가 대거 등장하는 "파이널판타지"는 배우의 몸에 단 센서를 컴퓨터가 감지하는 "모션캡처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생명 불어넣기 =캐릭터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단계로 전체 과정중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슈렉 제작진은 피오나 공주에게 실제 인간과 같은 반투명의 피부를 부여하기 위해 "쉐이더"(그림자 프로그램)를 작동했다.
특정 상황과 캐릭터를 설정한 후 쉐이더 프로그램을 가동해 빛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사물의 표면을 잡아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헐리우드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마지막 손질을 가해 피오나 공주의 입체감을 살려냈다.
당나귀 "덩키"의 깃털이 바람에 휘날리는 정교함은 "쉐이퍼스"(Shapers)라는 특별한 장치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뼈, 근육, 지방, 피부와 옷들이 서로 반응하는 결과를 기계에 대입해 세밀한 움직임까지 잡아냈다.
안면근육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에 옷을 입힌 후 "세이퍼"를 적용, 의상이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출렁이게 한 것이다.
"덩키"의 털이 바람결에 날리는 장면도 이 기술을 통해 연출했다.
"파이널판타지"는 머리카락 표정 피부 근육움직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데포메이션 기법을 활용했다.
3차원 영상 제작소프트웨어인 "마야2.0"이 큰몫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디지털기술의 결정체가 바로 관객들이 극장에서 만나는 3D 애니메이션이다.
그만큼 제작기간과 비용이 많은 드는 장르인 것이다.
90분19초짜리 "슈렉"을 만들기 위해 5년간 3백여명의 제작인력과 5백76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됐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