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통계상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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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수와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니 일단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 보면 고용사정이 나아졌다고 할 수는 없다.
실업감소가 취업증가 때문이 아니라 구직포기로 인해 수치상으로만 개선된 '빛좋은 개살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업자중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등 고용내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실물경기가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어 고용사정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봐도 이같은 걱정이 기우가 아니라는 점을 금방 알 수 있다.
6월중 실업자는 한달 전보다 3만5천명 줄어든 74만5천명을,실업률은 0.2%포인트 낮아진 3.3%를 각각 기록해 지난 2월 이후 넉달째 감소세를 이어 갔다.
하지만 취업자수가 2천1백74만8천명으로 3만1천명이 줄어든데 비해 비경제활동인구는 9만9천명이나 증가해 1천3백97만3천명에 달했다는 점에서 실업감소가 '속빈 강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해 구직활동을 포기한 이른바 '실망실업자'수가 11만8천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고용사정이 얼마나 나쁜지를 잘 말해 준다고 하겠다.
취업자수 감소 이외에도 비정규직근로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고용사정 악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 이상인 취업자수가 한달 전에 비해 16만명이나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주당 36시간 미만 근로자수는 10만8천명이 늘었다는 통계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10대와 40,50대의 실업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하다는 점과 그런 가운데에서도 정보통신분야나 일부 중소기업들은 인력부족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을 서둘러 해결해야 할 것이다.
실직자의 생계유지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국민경제 안정을 위해서도 실업해소는 당면과제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부의 실업대책이 지나치게 실업급여 지급과 같은 대증요법에만 매달리는 인상을 주는 것은 매우 잘못이다.
여러가지 방안중에서도 경기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고용사정을 근본적으로 호전시키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자면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좀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내경기를 활성화시켜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대중 대통령의 당부가 말로만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