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급락, 68선에 매달려

코스닥시장이 재료부재와 수급악화가 여전한 가운데 큰 폭 하락하며 68선까지 밀렸다. 외국인이 최근 재개했던 대량 순매수를 그친데다 기관이 팔자에 나서면서 지수는 장중 내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흘러내렸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보안, 시스템통합 등 코스닥 대표주가 대부분 크게 하락했지만 대장주 KTF가 외국인 매수로 낙폭을 제한하며 그나마 지수급락을 저지하는 양상이었다. 전날 미 산업생산이 아홉달 내리 하락하고 설비가동률이 지난 83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여기에 인텔과 애플이 이번 분기에서의 실적회복 전망을 내놓지 못하면서 미국의 주요기술주가 시간외거래에서 하락하고 나스닥선물이 내려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간밤 뉴욕 다우 및 나스닥지수 동반 상승과 인텔, 애플의 예상치를 넘는 분기 순익은 코스닥 개장초 반짝 강세로 나타난 뒤 이내 뭍혔다. 시장관계자들은 내부적 상승모멘텀을 갖추지 못한 코스닥시장이 뉴욕시장의 움직임에 출렁이면서 종목별 반등시도를 지속하겠지만 당분간 점차적 추가 하락 압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코스닥지수는 개장초 70.60까지 올랐다가 하락전환하며 일중저점인 68.03에 마감, 전날보다 2.14포인트, 3.05% 내렸다. 코스닥 50 지수선물 9월물은 2.60포인트, 3.05% 내린 82.60에 마쳤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하한가 26개를 포함, 하락종목이 485개로 상승 111개를 압도했다. 개인이 개별종목중심으로 순매수한 데 힘입어 거래는 소폭 늘어 3억42만주와 1조1,059억원이 손을 바꿨다. KTF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20개 중 옥션을 제외하고 모두 내렸으며 국민카드, 새롬기술, 휴맥스, 엔씨소프트, 다음, 핸디소프트 등의 낙폭이 4~6%에 달했다. 윤영이 하한가를 기록하고 코리아나, 삼영열기 등 국순당을 제외한 실적우량 제조주도 대부분 내렸다. 퓨처시스템이 10% 이상 폭락하는 등 장미디어, 사이버텍 등 보안주의 큰 낙폭도 눈에 띄었다. 우선주 급등시 매매중지 제도도입 예고로 울트라건설우, 휴먼이노텍우, 현대멀티캡우, 동양토탈우, 현대멀티캡2우 등 우선주 종목이 리타워텍우만 제외하고 모두 하한가로 수직낙하했다. A&D 종목은 등락이 엇갈려 가오닉스와 태창메텍은 상한가, 한올와 삼한콘트롤스는 하한가로 나뉘었다. 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인텔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뀐데다 향후 발표될 업체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으로 경계심리가 강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장철원 대신증권 수석연구원은 "인텔이 애초에 실적수정치를 워낙 낮게 잡아 이날 순익발표는 별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었다"며 "이날 낙폭 축소에 기여한 통신주의 상대적 강세는 저가메리트에 기초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경기침체와 대기업 투자축소로 코스닥 정보기술업체 대다수가 향후 상당기간 동안 생존의 기로에 설 것"이라며 "이 때문에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매리트 보다는 매수리스크가 부각돼 기술적 반등도 제대로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