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G8 정상회담, 경제회생에 共助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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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사흘동안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은 세계경제의 침체 우려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끈다.
G8 정상회담은 지금까지 발칸반도 중동사태와 같은 정치적 현안에 매달려 주요 경제문제를 소홀히 다뤄온 감이 없지 않다.
이번 회담에서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문제와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 이행거부를 둘러싼 갈등으로 세계경제의 회생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MD와 교토의정서에 대한 미국의 기존 입장을 이번 회담에서도 고수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루어 유럽 러시아 일본 등 다른 국가와의 갈등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은 일부 가벼운 의제를 제외하고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갈등이 얽히고 설킨 이번 회담이야말로 호혜(互惠) 호양(互讓)의 미덕이 절실히 요구되는 회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 군사적 갈등 때문에 경제회생 대책에서까지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다면 이는 세계경제의 장래를 위해 불행한 일이다.
선진국 정상들은 무엇보다도 지난해 오키나와 정상회담 이후 크게 달라진 세계경제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는 경기후퇴의 빨간 불이 켜진 상태이고 특히 최근에는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파급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부시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전방위적인 통상공세를 강화하면서 세계무역 시스템은 붕괴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 통상외교노선이 촉발한 최근의 무역전쟁은 지역과 교역품목을 가리지 않고 나날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겉으로는 자유무역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국시장 보호를 위해 서로가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결국 어느 국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같은 무역전쟁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무역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이번 회담은 나름대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들리기로는 선진국들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회복대책과 관련,각자 자국의 경제력 강화에 주력키로 약속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국제협력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적 의미의 립 서비스가 아니라 세계경제의 후퇴국면이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조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