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어갈까...좀더 기다릴까..'엇갈리는 장세전망.헷갈리는 투자자'

24일 증시가 한동안 '심리적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종합주가지수가 장 막판 오름세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으나 프로그램 매수 물량 덕분일 뿐,투자심리는 상당히 얼어붙었다. 장중 한때 520선마저 무너져 내리면서 '이러다간 종합주가지수 500마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시를 뒤덮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섣부른 투매는 금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록 해외 여건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국내 여건상 500 이하로 떨어지는 건 극히 예외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종합주가지수가 490선까지 밀렸던 지난 4월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훨씬 나은 만큼 성급한 투매보다는 오히려 우량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운 만큼 '사서 기다린다(Buy & Hold)'는 느긋함이 필요한 시점인 것으로 지적된다. ◇하락 리스크 작다=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물론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5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 미국 및 일본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세계로 전염될 경우 특히 그렇다. 지난 4월10일 종합주가지수가 491.21까지 폭락한 것도 미국 나스닥지수가 1,600선으로 주저앉은 데 따른 영향이 컸다. 그러나 국내 여건상 종합주가지수 500이 무너질 확률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실제 지난 90년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500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17일 동안(외환위기 제외)에 불과하다. 아무리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도 종합주가지수 500은 국내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최후의 마지노선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국내외 여건도 개선되는 추세다. 국내의 경우 수출이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소비심리는 살아나는 기미가 역력하다. 1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던 일본 주가도 반등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위기도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를 감안하면 주가가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00대에 사면 20% 이상 수익을 얻는다=지난 90년 1월부터 최근까지 종합주가지수대별로 매입 시기를 나눠 봤을 때 주가 500대에서 주식을 산 뒤 1년간 보유하면 평균 24.34%의 수익을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500~550선에서 주식을 산 뒤 1년간 보유한다고 가정할 경우 평균 수익률은 27.39%에 달했다. 반면 600대에서 주식을 사서 1년 동안 보유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 2.03%였다. 장득수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주가는 500~1,000이라는 박스권에서 움직여왔다"며 "이같은 통계를 근거로 미뤄봐도 지금은 주식을 살 때이지 투매할 때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종목 교체를 고려하라=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에서도 이날 하이닉스반도체는 무려 2억6천9백만주가 거래됐다. 전체 거래량(4억8천5백만주)의 반이 넘는 규모다. 투기심리가 작용한 탓도 있지만 아직은 '증시의 온기'가 살아있으며 상당한 저가 매수세가 대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현대투신의 AIG 외자 유치나 대우자동차 매각,미국 주가 상승 등 계기만 있으면 주가는 튀어오를 공산이 크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를 감안할 경우 그동안 손실률이 큰 투자자는 주식을 바꿔 타기보다는 당분간 기다리는 자세가 현명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손실률이 작거나 상대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투자자,또는 현금비중을 높인 투자자는 저가 분할 매수에 나서되 종목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가치주나 내수 관련주의 낙폭이 최근 컸던 만큼 현금비중이 높은 사람은 이들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하되 IT(정보기술)주의 매수시점은 좀 늦춰야 한다"고 권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