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신탁 석달새 3조 이탈 .. 실세금리 하락불구 '이례적' 감소세

시중금리가 3개월여 동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은행신탁에서는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실세금리 지표인 3년만기 국고채유통수익률은 지난 4월말 연 6.93%에서 최근 연 5.57%로 1.36%포인트 하락했다. 통상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률 호조로 신탁상품(채권형)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채권형 펀드가 주종인 은행신탁에서 이 기간중 2조2천8백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5월 1조5천74억원, 6월 3천6백37억원이 감소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20일까지 4천1백21억원이 줄어 들었다. 반면 은행신탁과 경쟁관계에 있는 투신사의 채권형 수익증권는 금리하락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MMF를 제외한 투신사 채권형펀드로 5월 3천1백63억원, 6월 9천7백92억원, 7월(20일 현재) 2조9천4백75억원 등 빠른 속도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처럼 금리하락기에 은행신탁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은 펀드운용이 단기물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게 주 원인인 것으로 금융계는 분석하고 있다. 단기채권의 경우 장기채권에 비해 금리하락 효과를 얻지 못해 수익률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각 은행들이 자체 신탁상품뿐만 아니라 투신사의 수익증권을 대행판매하고 있는 것도 은행신탁의 외형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순홍 조흥은행 상무는 "은행들이 수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신사의 수익증권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며 "자체 신탁 판매가 부진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