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4.90원 하락, 공급우위 하락세 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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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물량 공급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쪽으로 향했다.
달러화 강세에 대한 의문부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보다 수급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
오후에는 물량 공급은 다소 뜸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아래 막힌 흐름이 예상된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90원 오른 1,303.9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개장초 달러/엔의 하락세가 이끌던 장세는 업체 네고물량 공급에 이은 역외매도세가 가세하면서 저점을 낮추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시장참가자들은 1,305원선에서 눈치를 보다가 역외매도세를 계기로 달러되팔기(롱스탑)와 팔자(숏)플레이에 나서 1,302.50원까지 내렸다.
역외매도는 1∼2억달러 가량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월요일 외국인 주식순매도분 역송금수요 1억달러 가량을 커버했다.
역외세력이 1,302원선에서 사자에 나서기 위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오후에는 물량 공급이 이어지지 않으면 저점 경신은 어려워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305원에서 막히다가 역외매도세가 나오면서 달러되팔기와 숏플레이가 가세됐다"며 "그러나 물량 부담이 더 많았으면 1,300원선 초반까지 하락도 가능했으나 시장 포지션은 크게 무거운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1,313원, 1,309원대에서 물량 부담에 이어 오늘 1,305원 역외매도세까지 확인해 상승마인드는 크게 꺾였다고 봐야한다"며 "오후에는 저점 뚫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여 1,302∼1,30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1,302원선 초반에서는 홍콩계 펀드에서 역외매수가 들어와 아래쪽을 받치고 있다"며 "오후에는 엔화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것 같고 아래로는 1,302원, 위로는 1,304원선 초반에서 막히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사자(롱)마인드는 크게 누그러졌으며 롱플레이에 주력했던 일부 은행권에서도 당장 팔자(숏)로 가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여 상승추세는 일단 접힌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낮 12시 5분 현재 123.59엔으로 전날 뉴욕 외환시장의 내림세를 잇고 있다.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부시 행정부의 강한 달러 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달러화의 힘을 빼고 있다.
25일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이같은 시장분위기속에 한때 123.45엔까지 내려선 끝에 123.62엔에 마감했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이 달러 강세 정책을 거듭 천명했고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도 "강한 달러 정책을 수정하는 것은 경제에 좋지 않다"고 발언했으나 달러화는 힘을 얻지 못했다.
윌리암 더들리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달러화가 급락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 강세 정책 수정을 권고했고 모건스탠리딘위터의 스테판 젠은 달러화 강세이유의 적정성여부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전날에 이어 주식 순매수를 보이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8분 현재 거래소시장에서 248억원의 순매수를, 코스닥시장에서 4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3.80원 낮은 1,305원에 출발했다.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조용하게 1,308원에 주로 거래됐으나 달러/엔의 내림세가 지속된 것을 반영했다.
개장 직후 1,305.90원까지 낙폭을 줄인 환율은 1,305원을 축으로 공방전을 펼치다가 달러/엔 하락세, 증시 상승 등 주변여건 호전으로 달러매수초과(롱)상태인 일부 거래자들이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서자 10시7분경 1,304원까지 밀렸다.
이후 환율은 1,303∼1,304원을 배회하다가 역외매도세로 밀리면서 11시 10분경 1,302.5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소폭 되올라 1,303∼1,304원 범위에서 맴돌았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