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80시간 중노동...그래도 연봉은 억대 .. 로펌 새내기변호사들

고액 연봉,세련된 매너,능란한 화술,개인전용 사무실... 로펌(법무법인)에서 일하는 변호사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다. 지난 26일 종영된 "로펌"이라는 TV 미니시리즈에선 새내기 변호사이자 주인공인 정영웅(송승헌 분)이 멋진 신세대의 전형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일상이 반드시 "극적"인 것만은 아니다. 돈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이 치열해 들어가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주당 80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고달픈 새내기 로펌의 업무시간은 통상 오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주 6일 근무다. 식사시간과 사소한 개인시간을 빼면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 일을 하는 셈이다. 일요일 출근도 다반사다. 새내기란 뜻의 '주니어(Junior)'변호사들의 주된 업무는 리서치.귀찮고 생색도 안나지만 생략될 수 없는 작업이다. 회의에 참가하고 소송서류 작성하느라 밤을 새우는 때도 종종 있다. 퇴근하기 전에 그날 한 업무를 시간대별로 꼼꼼히 적어내는 '타임 시트(time sheet)'를 작성해야할 정도로 혹사당한다. 로펌행을 선택한 새내기 변호사들은 '명분'과 '실리'사이에서 갈등을 느끼기도 한다. 올해 2년차를 맞고 있는 서모(27·여) 변호사는 "판사나 검사로 있는 동기들을 보면 내게는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법조인이면 누구나 꿈꿨을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미련은 여전히 남는다는 얘기다. 현실에서 부딪히는 또 다른 고민은 비슷한 또래의 사회 초년생보다 훨씬 많이 받는 보수.연봉으로 쳐 세후 7천만∼8천만원에 달하는 돈은 부담스러울 만큼 많은 액수다. ◇끝없는 경쟁 로펌의 변호사들은 '어소시에이트(Associate)→시니어 어소시에트(Senior Associate)→파트너(Partner)→매니징 파트너(Managing Partner)'순으로 승진한다. 각 단계별로 3∼4년이 소요된다. 파트너 자리만 올라도 한달에 내는 건강 보험료가 1백만원을 훌쩍 넘을 만큼 연봉이 높아진다. 이제껏 선배 변호사들은 경제성장에 발맞춰 증가해온 법률 서비스 수요 덕분에 비교적 무리없이 승진했다. 그러나 한 로펌내에서만 동기생이 10∼20명에 이르게 되면서 로펌의 꽃이라 불리는 파트너 승진은 장교가 '별'을 다는 것만큼 어려워졌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