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모스크바 선언' 8개항 합의] 'MD등 對美공세 공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모스크바 공동선언'은 상당 부분 미국을 겨냥하고 있어 북·미 대화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양국은 공동선언에서 "북한은 미군철수가 한반도 평화 안정에 미룰 수 없는 초미의 문제라고 밝혔고 러시아는 이해를 표명했다"고 명시,주한미군 철수문제를 공론화했다. 북한은 올해초까지만해도 주한미군에 대해 용인하는 입장을 보였으나 미국이 지난 6월 재래식무기 감축문제를 대화의제로 제안하자 태도가 돌변했다. 양국은 또 "북한의 미사일프로그램은 평화적인 것으로 어떤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공감하고 탄도미사일협정(ABM) 강화에 합의,북한의 위협을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의 논거로 제시하는 미국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푸틴 대통령의 방북 때와는 달리 MD 반대입장이 명시되지 않았고 오는 2003년까지 북한의 미사일발사 유예 약속이 재천명된 점은 북·미관계 개선에 여지를 남겨둔 대목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