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광고 열전] '현대백화점' .. 애니메이션으로 고급이미지 각인

지금도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된 현대백화점의 TV광고가 눈에 선하다. 단순 필치의 애니메이션 동영상과 동화적 배경음이 조화를 이뤄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깨끗하게 씻어주는 광고였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표현기법의 변화는 있었지만 현대백화점의 이 광고는 10여년동안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소비자들의 뇌리에 누적되고 각인돼 지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는데 확실한 역할을 담당했다. 또 애니메이션 기법을 일관되게 이용한 표현방식은 강력한 전달력으로 경쟁사들의 광고와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의 애니메이션 TV광고는 이처럼 현실적인 성과를 올렸을 뿐 아니라 현대 영상문명의 소란스럽고 천박한 환경에 노출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꿈과 상상의 아름다운 세계로 이끄는 역할도 훌륭하게 담당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어떻게 보면 유치한 이 광고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점은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아이러니컬하다. 지금은 이 광고가 전파를 타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지금 다시 이런 광고를 제작해 방송해도 시청자들의 향수를 되살려 기업이미지를 강화하고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으리라는 게 필자의 견해다. 현대백화점측이 다시 한번 새로운 애니메이션 이미지로 삶에 활력을 주길 기대하며 한동안 즐겨 보았던 이 광고를 회상해 본다. 이른바 "엽기문화"에 경도된 광고들이 범람하는 오늘의 현실에서도 지난날 현대백화점의 광고가 우리에게 전해주었던 아름다운 메시지들은 우리의 감각중추에 잔류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윤호섭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