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단지 인근 '폭풍전야' .. 강남 전세대란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대상 아파트 주민들의 이주가 하나 둘 이뤄지자 전세대란의 기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현재 이주중인 단지는 대부분 중소규모 단지여서 인근 아파트의 전세값을 끌어올리는 등 국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잠실지구 청담.도곡지구 등 강남권 저밀도지구에서 수천가구씩 이주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연말이나 내년초에는 서울 전세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서울 연내 7천3백여가구 이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 114(www.r114.co.kr)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에서 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는 13개 단지, 7천3백여가구를 웃돌 전망이다. 이주를 앞둔 단지들이 대부분 강남구 서초구 등 강남지역에 위치해 있어 강남권 아파트의 전세값은 물론 매매값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주 대상 아파트로는 사업승인을 받았거나 사업승인이 유력한 저밀도지구가 대표적이다. 강남구 논현동 한신(1백30가구)과 양지(1백20가구), 대치동 동아1차(2백64가구), 서초구 방배동 무지개(3백32가구) 등이 이주에 들어갔거나 이주를 앞두고 있다. 5백58가구의 방배동 소라아파트는 10월말까지 이주를 끝낼 계획이다. 저밀도 지구에선 암사.명일지구의 동서울아파트(4백70가구)가 한창 이주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담.도곡지구의 도곡주공저층(2천4백50가구)과 화곡지구의 화곡1지구(1천7백46가구)도 연내 이주를 추진중이다. ◇ 잠실, 청담.도곡지구 이주가 '시한폭탄' =기존 아파트의 규모가 대부분 30평형대 이상인 강남 중층단지보다는 서민들이 많은 잠실지구와 청담.도곡지구의 이주에 따른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는 전세난을 최소화하기 위해 잠실지구에서 1개 단지, 청담도곡지구에서 2천5백가구를 우선 재건축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연말이나 내년초엔 최소 5천여가구 이상이 한꺼번에 이주할 가능성이 커 전세대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류시훈.김진수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