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일등상품 전략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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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급속하게 쇠퇴하고 있는 경제성장 잠재력을 세계 일류상품의 집중 발굴·육성으로 재충전시킨다는 전략은 일단 합리적인 방향설정으로 평가된다.
21세기 개방경제체제 하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는 우리의 수출기반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일등상품으로 승부하는 길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8일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계 일류상품 발굴 촉진대회'는 매우 의미있는 행사라고 할 것이다. 특히 세계 일등상품 수를 현재의 55개에서 2005년까지 5백개로 늘리겠다는 산업자원부의 야심찬 계획은 잘만 하면 최근 침체에 빠진 수출업계의 분위기를 바꿔 놓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등상품이 아니면 지구촌시장에서 버텨낼 수 없고 일등상품의 부재는 곧 국가경제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냉엄한 현실을 생각하면 일등상품의 발굴·육성은 국가적 최우선 과제라고 할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중·저기술 상품시장을 중국에 빼앗기고 있는 현실을 놓고 볼 때,또 반도체 수출실적에 목을 매다시피하고 있는 '반도체 천수답 경제'를 시급히 탈피해야 할 우리로서는 일등상품의 다양화가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등상품은 의욕만 있다고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효율적인 투자 및 재원조달계획과 인재육성방안 디자인 마케팅전략은 물론,이같은 전략을 일관성있게 종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매년 1백개에 달하는 많은 일류상품을 선정해 자금지원 등 다각적인 혜택을 주다보면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어중이 떠중이 상품들까지 끼여들 소지가 없지 않은데다 벤처기업 육성과정에서 보듯,갖가지 잡음과 부작용이 빚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5백개라는 목표 숫자에 너무 얽매일 게 아니라 기술력과 시장성 국가이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디다 내놔도 떠떳한 상품을 치밀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정해야 할 것이다.
또 일단 발굴된 상품에 대해서는 일등자리를 굳힐 때까지 집중지원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의 정책적 배려가 따라야 한다.
신기술산업에 대한 투자펀드 확대는 물론 정부의 해당제품 우선구매,해외시장 개척용 정책자금 우선배분,각종 포상제도상의 우대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이와 비슷한 계획의 집행과정을 살펴보면 선정할 때만 요란했지 막상 중요한 육성단계에서는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그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