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탄생 20년] 국내가정 보급률 75% 육박..한국 PC 20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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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가 인간의 삶을 바꾸고 있다.
직장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PC와 마주보고 일을 한다.
학생들은 PC 앞에 앉아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고 과제를 작성한다.
주부들마저 집안일을 끝내고 여가 시간을 PC와 함께 보내고 있다.
국내 PC시장은 그동안 급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 80년대초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한 PC는 요즘 연간 3백만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 4월 한국갤럽과 베스트사이트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정에 보급된 PC는 1천만대로 보급률이 7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PC산업 발달사=국내 PC산업은 삼보컴퓨터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삼보컴퓨터는 국내 PC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80년 이용태 회장이 서울 청계천에서 자본금 1천만원으로 설립한 삼보전자엔지니어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삼보전자엔지니어링은 설립 다음해인 81년 최초의 국산 PC인 "SE8001"을 개발해 국내 PC산업에 불을 당겼다.
삼보컴퓨터는 이어 82년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애플과 호환되는 "트라이젬20"을 내놓았다.
트라이젬20을 신호탄으로 앞다퉈 출시된 애플 호환기종은 80년대말까지 인기를 누렸지만 IBM 호환 PC가 나오면서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IBM PC가 선보이기전까지 국내 PC시장은 애플을 비롯해 다양한 PC들이 봇물을 이뤘다.
83년 금성이 "마이티",삼성전자의 전신인 삼성반도체통신이 "SPC-1000"을 내놓았다.
이 시기에 특히 눈에 띄는 PC는 "MSX"이다.
MSX는 초기 PC산업에서 표준을 설정하려고 시도했던 사례로 꼽힌다.
당시엔 세계적으로 수많은 회사들이 난립해 독자적인 구조와 운영체제(OS)를 갖는 PC를 쏟아 냈다.
당연히 다른 회사의 PC끼리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공유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아스키는 공통된 규격을 제안해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MSX는 아스키의 규격을 따르는 PC를 말한다.
MSX는 그러나 IBM 호환 PC가 주류로 떠오르면서 사용자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국내에서 IBM 호환 PC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84년이다.
삼성전자가 "SPC-3000",삼보컴퓨터는 "트라이젬88"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IBM PC시대가 열렸다.
이어 인텔의 286과 386 프로세서를 사용한 PC가 차례로 출시됐다.
춘추전국시대에 비유되는 80년대가 지나고 90년대로 접어들면서 국내 PC시장은 인텔의 펜티엄 프로세서를 장착한 IBM 호환 PC가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소프트웨어 분야=PC는 소프트웨어와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 없는 PC는 깡통과 마찬가지다.
국산 소프트웨어 역사의 큰 획을 그은 것은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이다.
현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을 중심으로 몇몇 엔지니어들이 만든 아래아한글은 국내 워드프로세서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통신 에뮬레이터인 "이야기"도 초기 PC시장을 활성화 시킨 주요 소프트웨어로 꼽힌다.
최근엔 음악 소프트웨어인 "제트오디오"와 홈페이지 제작 소프트웨어인 "나모웹에디터"가 개발돼 PC시장을 키우고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